*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시간여행은 분명 흥미로운 소재거리이긴 하지만, 너무나 흔히 사용되어 ‘잘 다뤄도 본전’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이미 나 시리즈 같은, 시간의 불역(不易)성을 ‘훌륭히’ 깨부순 영화들이 있는 이상, 앞의 얘기는 더욱 진실에 가깝다. 그럼에도 은 과감히 이 소재를 가져다 쓴다. 그것도 별스런 기계장치나 괴짜 과학자 하나 없이 ‘옷’ 한 벌을 이용해서 말이다. 이 말은 결국 이 애초에 단단히 엮인 사건의 인과관계나 그럴듯한 과학적 가설을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에서의 시간여행이 여전히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라는 테마에 얹혀있긴 하나, 그 자체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관객에게 끊임없이 던져주는 감성이, 무엇인가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