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세간의 화제의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이 영화에 대해 끼적거리려다 그만두기를 여러 번, 그새 시간은 한참이나 지났다. 이유는 뭐, 이미 할 얘기는 다 나온 마당에 중언부언 하기도 그렇고, 영화에 대한 느낌이 첫 번째 감상과 두 번째 감상 사이에서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뭔가 잘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랄까. 내가 본 ‘판도라’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거울. 혹은 새로운 오락거리로 다가온 단순한 환상. 관객들의 현실 탈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는 매우 정형화된 이야기에 보는 이의 현실 감각을 마비시킬 만큼 탁월한 시각효과를 얹힌 롤러코스터 영화다. 아니, 반대로 눈이 휘둥그레지는 비주얼을 뼈대로 하고 거기에 살짝 스토리를 더했다는 편이 옳겠다. 를 보며 든 첫 번째 생각은,..
여기는 스페인의 마요르 광장. 미국을 비롯 전세계 150개국의 각 대표들이 모여 911로 촉발된 대 테러 협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미국의 대 테러전쟁을 바라보는 현실 속 세계인의 시선을 반영하듯 이곳에서도 미국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 행사를 생중계하는 미 방송국 GNN의 프로그램 책임자 렉스(시고니 위버)는 이런 현장의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보도하려는 앵커의 코멘트를 자르고 미국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촬영하는 카메라맨을 나무란다. 한편 백악관 경호실의 반즈(데니스 퀘이드)가 부상으로부터 복귀한다. 1년 전 대통령 암살기도 사건 시 대신 총알을 맞았던 그가 돌아온 사실도 또 하나의 흥미로운 뉴스거리. 긴장된 그의 모습이 보인다. 행사는 계속 진행되고 드디어 미 대통령의 연설 순서가 된다. 그 순간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