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과도한 디스토션 기타사운드가 조금 버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니 차라리 음악 자체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줄어들었음을 인정하는 편이 낫겠다. CD를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앨범을 줄곧 들으며 다니는 것도 어린 시절에 비해서 확실히 드문 일이 되었으니까. 메틀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은 다름이 아니라 그것이 내 주된 감상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리라. 이제는 앨범이 나오는 족족 레코드가게로 찾아가 마주했던 드림 씨어터, 메탈리카, 메가데스 같은 이름이 내 입에서 오르내린 지도 오랜 일 같다. 뭐, 취향은 언제나 돌고 도는 것이니까 언젠가 또 그때의 한 시점으로 회귀할 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음악에 한해서라면 좀 무미건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 한 장의 앨범을 만났다. 90년대 중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