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엔 76km를 달렸다. 달리기 시작한 후 제일 먼 거리를 달린 달이다.
지난 5월에 약 60km를 달렸는데 6월에는 왼쪽 발목 통증이 염려되어 30km를 조금 넘게 달리는데 그쳤다 간헐적으로 통증이 나타나긴 하지만 발목이 그럭저럭 괜찮아진 7월에 달리는 거리를 회복한 셈이다.
막연히 올해 6,7월이 되면 한 달에 100km는 달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내 오산이었다.
예상치 못한 발목 통증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이 계절에 폭우와 무더위가 달리기 초심자의 몸과 마음을 묶어둘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장마 기간과 한여름에도 긴 거리를 달리거나, 달리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거리를 빠르게 늘려가는 여느 유튜버들의 영상은 보편적인 경향이 아니라 개별적인 특성으로 여겨진다. 후천적 노력에 의해서든 선천적 신체 능력 덕분이든 잘 달리는 사람들은 계절을 크게 타지 않는다.
나는 계절의 특성을 피하지 못했다. 누가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달에 100km 달리기는 아직 달성하지 못한 목표다.
2023년 8월 13일 오늘, 쉬지 않고 10km를 달렸다. 약 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10km, 60분을 달린 것은 처음이다.
7km 지점을 지날 때 더 뛸까 그만둘까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다리가 다소 무거워지고 집중력이 조금 저하되는 때다. 일단 8km까지는 달려보자 마음을 다잡았다.
내 종전 기록(?)인 8km 지점을 지나자 묘하게 의지가 차올랐다. 지금까지 달린 거리가 아까워지면서 몸 어딘가에 급작스러운 통증이 생기지 않는 한 10km를 달성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10km 달리기를 마쳤다. 서늘해진 아침 날씨도 도움이 되었다. 다행히 달리기 후에도 발목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 왼발에 발목보호대를 착용하지 않고 달린다.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통증이 심하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인데다 발목 감각에 집중하며 조심히 달리면 문제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가급적 굴곡이 심한 바닥은 피하거나 피할 수 없으면 그 부근에서 속도를 줄인다. 방향 전환이 필요한 곳에서도 일부러 더 천천히 뛴다.
8월 들어 그렇게 다섯 차례 달렸다. 8월 3일 달리기 후 왼쪽 발목이 조금 뻐근해져 며칠 쉬기는 했지만, 달리기를 재개한 8일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괜찮다.
이번 달에는 과연 100km를 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