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의 효과 - 적절한 강도의 규칙적인 달리기가 우리 몸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

내가 왜 달리는 지 회의가 들 때, 달리기의 효과를 생각하자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달리다 숨이 가빠지고 몸이 힘들어질 때면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럴 경우 듣고 있던 음악이 계속 달릴 힘을 줄 때도 있고, 이미 경험해 본 맛인 ‘땀 흘린 운동 후의 상쾌함'이라는 기억이 도움을 줄 때도 있다. (내 경우 이 ‘상쾌함'을 기억해 내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5km, 10km를 넘게 달린 횟수.

5km 이상의 거리를 달리기 시작한 것은 올해(2023년) 5월이었다.

꾸준히 달려보자!

 

그러나 이도 저도 나를 계속 달리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럴 땐 달리기가 내 몸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떠올리려 애써본다. 지금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다리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질 때, 오늘의 운동량을 다 채우면 내 몸에 아래와 같은 약속된 보상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떠올려보자.

 

 

달리기는 체중 감량, 체지방 제거에 도움을 준다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살을 뺀다고 할 때, 그 목적은 정확히 말하자면 체중 감량이라기보다는 체성분(body composition)을 바꾸는 것이다. 피하지방, 내장지방 같은 체지방의 비율을 줄이고 근육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엄밀하게 따지면 체중 자체는 줄지 않아도 된다. 줄어드는 지방 무게보다 늘어나는 근육 무게가 더 많다면 몸에 나쁠 리 없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우리는 체중 감량을 체지방 제거와 거의 동의어로 쓰고 있는 것 같다.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구성 성분이지만,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우리 몸에 과다하게 축적되면 심장질환과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한다. 

 

달리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 이런 지방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달리는 과정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막 달리기를 시작하면 우리의 몸은 운동 전 섭취해 둔 탄수화물 혹은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을 연료로 사용한다. 운동 시간이 길어지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시작한다.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지방은 분해되어 이산화탄소와 물이 되는데 이는 호흡과 땀으로 우리 몸으로부터 배출된다. 이 과정을 지방연소 혹은 지방을 태운다고 표현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는 한, 달리기는 확실한 체중 감량(체지방 제거) 방법 중 하나이다.

 

 

달리기를 통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근육량을 늘리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비교할 때,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주로 하면 체지방과 함께 근육도 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이는 반만 맞거나 반만 틀리다. 

 

스프린트,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 HIIT) 같은 빨리 달리기는 다리 근육(대퇴사두근, 햄스트링 등)을 키운다. 이런 운동은 말 그대로 근육을 성장시킨다. 

 

조깅 같은 천천히 달리는 유산소 운동은 어떨까? 

 

관련 정보를 찾아본 바, 느린 유산소 운동이 유의미하게 근육을 성장시키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당신이 이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면 천천히 달리는 것이 근력 운동에 필요한 근육의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달리기가 근력 운동을 더 잘 할 수 있게 해 준다는 말이다. 

 

또한 마라톤 같이 오랜 시간 달리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 몸이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써 근육을 감소시키기 전에 지방 연소 만으로 운동을 마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천천히 달리는 것만으로 근육이 줄어들 일은 없다. 

 

근육 감소를 방지하고 근육량을 늘리기 위한 바람직한 방법은 조깅 같은 편한 속도의 달리기, 고강도 달리기, 근력 운동, 그리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적절히 배합하는 것이다. 또한 오버트레이닝과 잘못된 식습관(불충분한 영양 공급)을 조심해야한다.

 

 

달리기는 뼈를 튼튼하게 만든다

 

우리 몸의 뼈는 적절한 충격을 받으면 더 강해진다. 달리기를 수영과 비교했을 때 전자는 후자에 비해 중력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운동이다. 달리기는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수영은 좋은 운동이지만 뼈 강화와는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 아울러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저항 운동(resistance exercise)은 뼈 주변 힘줄을 자극해 뼈 성장을 돕는다.

 

 

달리기는 무릎과 허리를 강화한다

 

당신이 “나 요즘 운동 삼아 달리고 있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다면 그들 중 (특히 운동을 하지 않는) 몇몇이 꼭 하는 말이 있다. “너 그러다 무릎 나가(망가져).”

 

이는 사실이 아니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극한의 달리기를 하는 마라토너, 울트라 마라토너들이 일반인들보다 관절염 발병률이 낮았고, 그들의 운동이 무릎 관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단, 본인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운동은 당연히 무릎 부상 위험을 높인다. 대퇴사두근 같은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무릎 건강에 중요하다.)

 

이는 허리 건강도 마찬가지다. 2020년의 한 연구는 중년의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의 허리 건강이 일반인들보다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달리는 사람들의 요추 추간판[각주:1] 높이에 있어 나이에 따른 퇴화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더 오랜 세월 달린 사람들일수록 디스크 간격이 좋았다.

 

 

달리기는 심혈관 기능을 향상시킨다

 

달리기는 심혈관 지구력(cardiovascular endurance)를 향상시킨다. 심혈관 지구력은 심장과 폐가 우리 몸이 필요한 산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급해주는 지를 말한다. 

 

심혈관 지구력 향상은 콜레스테롤 및 혈압 조절, 뇌 기능 향상, 심혈관계 질병 위험 감소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우리가 매일 해야 하는 여러 활동을 보다 적은 노력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또한 이 기능이 좋으면 우리는 운동을 더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다. 

 

 

달리기는 수면의 질을 높인다

 

수면의 질은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뇌 건강과 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규칙적이고 적절한 달리기는 당신이 빨리 잠들 수 있게 만들고 수면의 질을 높인다. 

 

충분한 잠을 잘 때 우리 몸은 뇌 속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뇌 속 노폐물이 쌓이면 치매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 

 

잠은 우리 몸의 회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자는 동안 우리 몸은 손상된 근육, 장기, 세포 등을 복구하고 면역력을 강화한다. 만약 비교적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데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몸의 회복은 더뎌지고 부상 위험은 올라간다.

 

 

달리기는 면역력을 강화한다

 

적절한 달리기는 당신의 면역 기능을 높인다. 이는 잠재적 질병에 대한 우리 몸의 감시 기능 향상, 염증 감소, 보다 나은 장내미생물 구성, 호흡계 질환 발병 위험 감소 등을 말한다. 

 

단, 극단적인 지구력(ultra-endurance)을 요하는 운동의 경우, 충분한 회복이 이루어질 때까지 일시적으로 면역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달리기는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고 치매를 예방한다

 

운동을 하면 우리의 심장은 보다 많은 혈액을 뇌로 보낼 수 있게 되며, 이는 우리의 뇌세포가 더 많은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는다는 뜻이다. 규칙적인 달리기 같은 운동은 신경세포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의 생성을 촉진시키는데, BDNF는 뇌 속 신경세포(neuron)의 성장을 돕고 기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달리기는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의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알츠하이머나 치매 같은 퇴행성 뇌질환 발병 위험을 낮춘다.

 

 

적절한 강도의(!) 달리기의 장점은 이 외에도 많다

 

위에 언급한 내용 외에도 달리기는 혈압을 조절하고, 당뇨 발병 위험을 낮추고,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며, 각종 암 발생을 억제한다. 또 종합적으로 우리의 수명을 늘려준다. 

 

물론, 이는 스스로의 체력, 몸 상태에 맞는 적절한 달리기를 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운동에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고, 적절한 휴식 시간을 가지지 않으며, 달리기와 병행했을 때 서로 도움을 주는 여타 운동(웨이트 트레이닝, 저항 운동 등)을 멀리한 채 무작정 달린다면, 어쩌면 그때 달리기는 득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 

 

달리기가 지루해지거나 힘들어질 때, 이런 달리기의 긍정적인 영향을 염두에 둔다면 달리는 발걸음을 멈추려다가도 계속 달리게 될지 모른다. 그러기를 바란다. 

 

위에 정리한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했다.

 

 

참고 자료: 

What Is Body Composition? / WebMD

10 Amazing and Evidence-Supported Health Benefits of Running / Outside

Where Does Fat Go When You Lose Weight? / Healthline

[내 몸 바로 알기] 지방이라고 다 같은 지방이 아니야~ / 삼성서울병원

[오늘부터 달린다] 얼마나 달려야 `지방`이 타고 `살`이 빠질까 / 매일경제

[3대 영양소 탐구] 모르고 섭취한 탄수화물 섭취가 나의 건강을 야금야금 갉아 먹는다! / 삼성서울병원

Does Running Build or Break Down Muscle? / Healthline

How Long, Slow Runs Help You Build Muscle / Men’s Health

유산소 하면 근손실?…의사가 말하는 '쇠질' YES or NO / 머니투데이

How Does Running Help Bone Strength? / Dr Juliet McGrattan - Healthy Running

달리기, 골밀도 증가에 가장 효과적 / 메디칼타임즈

(영상) 생로병사의 비밀 - 마라톤 풀코스를 1,000번 이상 달린 사람의 무릎 상태는? 20180523 / 유튜브 채널 ‘KBS 다큐'

Running and jogging - health benefits / Better Health Channel

Cardiovascular Endurance / Cleveland Clinic

지구력과 체력의 차이는? / 하이닥

'깊은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 노폐물 청소 진행' / 데일리메디

What Happens When You Sleep? / WebMD

유산소 운동, 뇌를 생생하게 만든다 / 코메디닷컴

[와이파일]“운동이 성적 향상에 효과…공부 전 2분 만이라도 뛰자" / YTN

Physical exercise and dementia / Alzheimer’s Society

 

  1. 요추 추간판(lumbar intervertebral disc)은 척추뼈 사이에서 뼈를 연결해주고 척추가 받는 충격을 흡수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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