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발목 통증, ‘휴족시간(休足時間)' 사용 중

달리기 시작한 후 나타난 발목 통증

 

이 블로그 말고도 에버노트에 달리기 기록을 남기고 있다. 에버노트에는 2023년 5월 29일부터 기록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달린 기록이 세세히 담겨있다. 

 

에버노트 달리기 기록을 들춰보니, 왼쪽 발목 바깥쪽 통증에 대해 언급을 시작한 날짜는 2023년 6월 4일이다. 그 통증을 묘사하자면 다음과 같다. 

  • 통증 부위는 왼쪽 발목 바깥쪽, 복숭아뼈 주변. 간혹 그 위 비골근까지 통증이 느껴진다.
  • 발목 부위가 뻐근하고 결리는 증상이다. 
  • 이 증상은 달리는 동안과 달린 후 제일 심하고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느끼지 못한다.
  • 병원에 가야해, 라는 생각이 들만큼 심하지는 않다. 엄밀히 말해 아프다기보다는 걸리적거리고 불편한 느낌에 가깝다.  

 

비전문가인 내가 이게 어떤 증상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내 몸의 신호를 자세히 관찰해 온 기록이다.

 

심각한 것은 아니나 달릴 때마다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았다. 그 후 발목 보호대를 구입해 착용 후 뛰었고 통증/불편한 느낌이 약간 심해졌다 싶으면 집에 있던 멘소래담[각주:1]을 발랐다. 유튜브에서 발목 강화 운동 영상을 찾아 따라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었다.

 

달리기를 하는데 왜 발목 통증이 생겼을까? 정확한 원인을 알기는 어렵겠지만 추정은 해볼 수 있다.  

 

코너 돌기. 

 

올해 7월 초까지 달리던 장소는 지금 주로 달리는 코스와 다른 곳이었다. 편의상 그때 달리던 곳을 코스A, 지금 달리는 곳을 코스B라고 해두자. 

 

두 코스 모두 직사각형의 도로변 인도인 것은 같으나, 코스A의 각 면이 코스B의 각 면보다 짧았다. 즉, 같은 거리를 달린다고 가정할 때, 코스A에서는 코너를 더 자주 지나게 되고 그만큼 발목을 틀어야 하는 빈도가 코스B에서 달리는 지금보다 높았다. 농구나 축구만큼 급격한 방향 전환은 아니었지만, 직선 거리를 달리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방향을 바꾸는 구간에서 발목에 가해지는 하중이 적잖이 있었던 것 같다. 

 

정리하면, 자주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코스A에서 달렸기 때문에 발목 통증이 생겼다고 추정한다.

 

그런데 왜 왼쪽 발목에만 통증이 생긴 것일까? 오른쪽 발목은?

 

이 원인도 추정을 할 수 밖에 없다. 

 

다리 골절 후 소홀했던 재활.

 

2018년 말, 왼쪽 다리뼈 골절로 한동안 깁스를 한 후 재활을 한 적 있다. 그때 재활을 잘 마쳤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깁스를 하고 있는 동안 약화된 발목의 유연성이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깁스를 푼 후 재활 과정 동안, 굳어있던 무릎을 다시 움직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재활 치료 중 발목을 움직이는 동작도 분명히 있었을 텐데, 내 스스로 발목에 신경쓴 기억이 없다. 무릎을 움직이는 동작만 떠오르는 것으로 보아 스스로 발목의 유연성 회복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 같다. 

 

이어서 도수치료를 받을 때엔, 재활에 도움이 될까 싶어 많이 걸었는데, 그때마다 왼쪽 발목이 뻣뻣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걷다가 종종 멈춰 서기도 했다. 그러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어지면서 왼쪽 발목에 대해서는 잊고 살았다. 

 

위 두 원인을 종합해 보면, 다리 부상 후 유연성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왼쪽 발목으로, 방향 전환이 잦은 코스를 달리면서 지금과 같은 통증이 생겨난 것 같다. 

 

물론 이 추정이 틀린 것일 수도 있고, 이보다 다른 어떤 것이 더 중요한 원인이었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내 발목 통증은 달리는 자세가 불안정하여 생긴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내가 객관적으로 관찰하거나 스스로 교정할 능력이 되지 않으므로 여기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 

 

통증이 생긴 이후 멘소래담, 발목 보호대 외에, 조깅을 할 때 굴곡이 있는 바닥을 밟지 않는다든지, 방향 전환이 이루어지는 코너에서 속도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왼쪽 발목 통증 혹은 불편한 느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 통증이 사라질 것 같으면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거의 신경 쓰이지 않는 수준으로 완화되어 몇 주를 보내다가도, 잊을 만할 때 재등장한다. 최근 며칠이 그렇다. 일상 생활을 할 때도 불편함이 있으면 병원에 가볼텐데, 위에 언급했듯이 통증보다는 불편한 느낌에 가깝고, 그것 조차도 달릴 때와 조깅 직후 말고는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니 병원에 가기도 애매하다.

 

왼쪽 발목 통증/불편한 느낌 발생 후 멘소래담, 발목 보호대 등으로 완화시키려 해보았다. 요즘은 ‘휴족시간'을 사용 중이다.

 

 

‘휴족시간(休足時間)'을 발목 통증에 사용해보았다

 

발과 다리의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는 ‘휴족시간(休足時間)’이라는 제품이 있다. 파스처럼 생겼지만 의약품은 아니다. 시트를 피부에 붙이면 시트에 있던 수분이 증발되면서 부착된 부위가 시원해지는 효과가 있다.

 

나는 휴족시간을 발바닥 통증이 있던 때 사서 사용하다 통증이 사라진 후에는 남은 것을 서랍에 보관중이었다. 이후 심한 발바닥 통증은 나타나지 않아 휴족시간을 사용하지 않은지도 일 년이 훨씬 넘은 것 같다. 

 

며칠 전, 그동안 서랍 안에 잠 들어 있던 휴족시간을 기억해 냈다. 발목이 불편할 때 이 제품을 붙이면 어떨까? 달리기를 마친 다음 휴족시간 시트 하나를 왼쪽 발목 통증 부위에 붙여보았다. 

 

이후 지금까지 조깅 후 같은 부위에 휴족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휴족시간은 통증 부위를 시원하게 만들어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엄밀히 말하면 통증에 둔감하게 만드는 효과겠지만)가 있다. 

 

그렇다고 통증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랬다면 휴족시간을 지금까지 계속 사용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내 경우는 통증이라기 보다 불편한 느낌에 가까운, 가벼운 증상이다.

 

운동 직후 휴족시간 시트를 사용함으로써 내가 느낄 수 있는 통증 수준은 낮아진다. 일종의 냉찜질이므로 더 심한 상태로 이어지지 않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 보다 심각한 증상이라면 휴족시간에 의지하지 않고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운동과 관련하여 ‘냉찜질'과 ‘온찜질' 언제 하면 좋을까?

 

보통 냉찜질이라고 하면 얼음 팩을 일정 시간 동안 다친 부위에 올려놓는 것을 뜻한다. 수분의 증발로 열을 내리는 휴족시간을 냉찜질이라 하기엔 상처 부위의 온도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으나, 어쨌든 몸의 특정 부위 온도를 내리는 효과가 있으므로 여기서는 냉찜질의 일종이라고 해두자. 

 

운동 등으로 인해 몸의 특정 부위가 부상을 입었을 때, 우리의 면역 체계가 재빨리 하는 일은 해당 부위의 혈류량을 늘리고 염증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우리 몸은 이를 과도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부상 부위가 붓는 것과 통증은 그 때문에 발생한다. 

 

냉찜질은 이때 필요하다. 차가운 것이 부상 부위에 닿으면 통증을 둔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혈관을 수축시킴으로써 혈류량을 줄여 부기를 가라앉힌다. 염증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반면 온찜질은 운동 전 하는 것을 권한다. 온찜질은 해당 부위의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증가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 차갑게 굳어있던 근육, 힘줄 등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운동 전 온찜질은 운동 중 부상을 방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참고 자료: 

Ice pack or heating pad? What works best for athletic injuries / Standford University

냉찜질을 하면 혈류가 감소한다? / 한양대학교의료원

 

  1. 멘소래담 딥 릴리프. 몇 년 전 어깨 통증으로 정형외과에서 통원 치료를 받을 때 병원에서 권해 사둔 것이다. 사용 기간은 설명서대로 한 번에 (대략) 5일을 넘기지 않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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