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드밀 속도, 애플워치가 측정하는 페이스
헬스장에서 내가 주로 사용하는 트레드밀은 WATA라는 브랜드의 제품이다. (어느 모델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체육관 내 기타 브랜드의 트레드밀도 있지만, 그나마 이 트레드밀에서 달렸을 때 트레드밀 상의 수치와 애플워치 데이터 간의 차이가 크지 않아 그 위에서 자주 달린다.
2023.12.22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관련 글] - 런닝 머신과 애플워치 운동 데이터 차이 문제
실외에서 달릴 때는 애플워치에서 알려주는 스플릿에 따라 내가 달리고 있는 페이스 정보가 귀에 익는다면, 실내 트레드밀에서 달릴 때는 계기판의 속도(시속, km/h)가 눈에 잘 띈다.
대부분 실내에서 달리는 요즘, 내가 어떤 페이스로 달리고 있는지 궁금해 트레드밀 속도 별 페이스를 정리해보았다. 아울러 내가 주로 설정해놓고 달리는 속도에 대한 현재 경험담도 기록해둔다. 이에 대해 미래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가령 같은 속도에서 달릴 때 예전보다 덜 힘들게, 또는 더 힘들게 느껴진다든지…)
아래 경험은 내가 주로 사용하는 트레드밀에 한정되어 있다. 다른 트레드밀에서 달린다면 같은 속도로 달리더라도 조금씩 다른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겠지만 신기하게도 트레드밀마다 달리는 느낌이 조금씩 다르더라.)
각 속도에 대한 느낌도 철저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것이다. 어떤 사람은 시속 10으로 1분만 달려도 힘들 수 있고, 시속 15로 몇 십분을 뛰어도 몸이 가뿐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트레드밀 시속 8 -> 킬로미터당 7분 30초 페이스 (8km/h -> 7’30”/km)
트레드밀에서 달릴 때, 처음 1km는 웜업, 마무리 1km는 쿨다운 삼아 뛴다.
둘 다 혹시 모를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천천히 달리면서 운동 준비, 정리를 하는 구간이다. 웜업은 본격 달리기 전 근육을 활성화시키고, 쿨다운은 운동 후 심박수를 서서히 낮춰준다.
어느때부터인가 내 웜업과 쿨다운 달리기는 트레드밀 속도 8km/h로 정해졌다. 달렸을 때 전혀 버겁지 않은 페이스이기 때문일 것이다.
트레드밀 시속 8 달리기는 1킬로미터를 7분 30초에 달리는 페이스와 같다. 달리기라는 취미를 막 시작할 때를 제외하면, 밖에서 달릴 때도 거의 달려보지 않은 느린 페이스이다.
가끔은 트레드밀에서 8km/h 속도, 즉 7’30”/km 페이스로 웜업 구간을 지나 끝까지 달릴 때도 있다. 보다 빠르게 달릴 때면 트레드밀 속도에 내 동작을 맞추느라 몸의 균형이 무너질까봐 집중력을 쏟아야 할 때가 있는데, 시속 8로 달리면 그럴 필요가 없다. 아주 편안하고 편안하다.
이 속도로 달릴 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애플워치에서는 트레드밀에서보다 좀 더 빠른 페이스로 측정되어, 달리는 거리가 길어질수록 트레드밀과 애플워치의 거리 차이가 꽤 난다는 점이다. 즉, 애플워치에서 측정한 거리가 트레드밀에서 보여주는 거리보다 더 길게 나온다. (예를 들어, 트레드밀 계기판 상으로는 10km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애플워치에서는 이미 10km를 주파했다고 뜬다든지.)
(아주 편안하기 때문에) 이 속도로 자주 달리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데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찜찜함(마치 “네가 달린 10km는 진정한 10km가 아니야”라고 누군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은) 때문에 본격적으로 달리는 구간에서는 이보다 빠른 속도로 설정하고 뛰곤 한다.
트레드밀 시속 9 -> 킬로미터당 6분 40초 페이스 (9km/h -> 6’40”/km)
트레드밀에서 시속 9로 달리면 1킬로미터를 6분 40초에 달리는 셈이다.
시속 8보다는 약간 더 빠르지만 이 정도면 여전히 현재의 내가 부담없이 달릴 수 있는 속도이다. 8km/h 속도로 뛸 때와 마찬가지로 큰 집중력을 요하지도 않는다.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는 최근 몇 주간 자주 달리는 속도이다.
내가 사용하는 트레드밀에서 시속 9로 달리면, 트레드밀 속도 및 거리와 애플워치에서 측정되는 페이스 및 거리 간 차이가 크지 않다. (마치 트레드밀이 “네가 달린 10km는 내가 측정한 10km와 이제 얼추 비슷하군”이라는 말을 하는 느낌이랄까.) 시속 8로 달릴 때 느꼈던 께름칙함(?)은 이제 없다. 이 점도 컨디션 난조와 더불어 최근 이 속도로 자주 달리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아래 2024년 7월 13일 달리기의 스플릿(splits) 데이터를 보면, 트레드밀 시속 9로 달렸을 때 애플워치에서도 시속 9를 비교적 정확히 인지했음을 알 수 있다. (스플릿2부터 스플릿11까지 트레드밀 9km/h 속도로 설정해놓고 뛰었다.
트레드밀 시속 10 -> 킬로미터당 6분 00초 페이스 (10km/h -> 6’00”/km)
1킬로미터당 6분 페이스로 달리고 싶다면 트레드밀 속도를 10km/h에 맞추면 된다.
시속 10은, 시속 8이나 시속 9로 달릴 때와는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는 속도다.
8km/h와 9km/h 속도로 달릴 때는 달리기에 크게 집중할 필요가 없었다면, 10km/h 속도부터는 다리를 뻗는 동작과 몸의 균형에 관심을 쏟아야 달리기를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아래 언급할, 12km/h 속도로 달릴 때와 달리 위험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트레드밀에서는, 이 속도에서 더 빨라질수록 트레드밀과 애플워치 간 데이터 차이가 반대로 벌어지기 시작한다. 트레드밀에서 보여주는 속도에 비해 애플워치에서의 페이스가 느리게 잡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속도 이상으로 갈수록 트레드밀 상 달린 거리와 비교했을 때 애플워치 데이터 내 달린 거리가 짧아진다.
피트니스 앱에서 지난 6월 15일 달리기 기록('달리기 일지 47')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날은 웜업과 쿨다운 각 1km 씩을 제외하고 나머지 10km를 시속 10으로 달린 날이다. 1킬로미터당 6분 페이스로 측정되어야 함에도 애플워치에서는 킬로미터당 6분 20초 내지 6분 30초 페이스로 기록되었다.
2024.06.16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일지] - 런닝머신 12km 달리기, 달리면서 듣는 팟캐스트, 발바닥 통증 발생 / 달리기 일지 47
트레드밀 시속 12 -> 킬로미터당 5분 00초 페이스 (12km/h -> 5’00”/km)
트레드밀 시속 11은 드물게 달려 본 속도이다. 가끔 달렸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이 거의 없다. 그래서 시속 12로 건너뛴다.
시속 12는 인터벌 트레이닝을 할 때 3분씩 달려본 적이 있는 속도이다. 트레드밀 12km/h 속도로 달리는 것은 킬로미터당 5분 페이스로 달리는 것과 같다.
개인적으로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명확히 느껴지는 속도이다.
12km/h 미만의 속도에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트레드밀과 몸의 박자가 얼추 맞는게 느껴진다면, 12km/h 속도는 트레드밀 바닥 컨베이어 벨트의 움직임에 몸이 따라가기 위해 애쓰기 시작하는 속도라고 할 수 있다.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다리를 뻗는 동작에 신경쓰지 않으면, 자칫 트레드밀 바깥으로 굴러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달리다보면 ‘집중하지 않으면 넘어질 수도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래 ‘달리기 일지 52’에서 쓴 것처럼 이날(2024년 7월 15일)은 웜업과 쿨다운 구간을 제외한 중간 7km를 12km/h 속도로 죽 달렸다. 이 거리를 시속 12로 멈추지 않고 달린 것은 처음이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닌데 그전에 시속 12로 약 5km를 달려본 적은 있는 것 같다.)
2024.07.15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일지] - 오랜만에 런닝머신 한 시간 내 10km 달리기, 12km/h 속도로 오래 달리기는 힘들다 / 달리기 일지 52
이날 어찌저찌 달리기는 했지만 후유증이 꽤 있었다. 평소보다 달리기 후 피로감이 심했고, 그전에는 발생한 적이 없던 왼발 가운데 발가락 발톱에 멍이 들기도 했다. (다만 이는 내가 달린 속도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자세 혹은 신발의 쿠션 마모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그전에 (특히 실외 달리기를 할 때) 양발 둘째 발가락 발톱에 멍이 든 적이 있지만 가운데 발가락 멍은 처음이었다.
트레드밀 시속 13,14,15,16,17의 페이스
트레드밀 시속 13은 킬로미터당 4분 37초,
트레드밀 시속 14는 킬로미터당 4분 17초,
트레드밀 시속 15는 킬로미터당 4분 00초,
트레드밀 시속 16은 킬로미터당 3분 45초,
트레드밀 시속 17은 킬로미터당 3분 32초의 페이스로 달리는 것이다.
트레드밀 시속 13 이상부터는 1km 이상 달려본 적이 없다. 모두 인터벌 러닝을 할 때 3분 내로 달려본 것이 전부다. 시속 17로 달릴 때는 너무 버거워 그 짧은 시간(3분)조차 채울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현재 내 몸 상태로는, (인터벌 방식으로 달린다는 전제하에) 13km/h 속도로 3분 달리기는 3세트 이상 가능, 14km/h에서 16km/h 속도까지는 3분 달리기로 1,2세트 가능, 17km/h 속도로는 3분 달리기 불가능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속도 및 페이스들은 내가 달릴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속도 및 페이스이다. 특히 시속 14km/h 이상의 속도로 달리기는, 인터벌 트레이닝에 한 두 세트 넣어 실행했을 때 운동 후 피로감이나 근육통이 평소보다 현저하게 증가했다.
미래 언젠가 이 글을 다시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그때의 나는 좀 더 빠른 달리기에 적응된 몸을 갖고 있을까? 아니면 위 속도별 느낌을 똑같이 간직하고 있을까?
페이스별 트레드밀 속도 정리, 트레드밀 속도별 페이스 정리
내가 트레드밀에서 특정 페이스로 달리고 싶은데 어떤 속도로 설정해야할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때를 위해 각 페이스별 트레드밀 속도를 정리해둔다.
페이스 (킬로미터당 N분 NN초) | 트레드밀 속도 (km/h, 시속 N.N) |
8’00”/km (킬로미터당 8분) | 7.5km/h (시속 7.5) |
7’30”/km (킬로미터당 7분 30초) | 8km/h (시속 8) |
7’00”/km (킬로미터당 7분) | 8.6km/h (시속 8.6) |
6’30”/km (킬로미터당 6분 30초) | 9.2km/h (시속 9.2) |
6’00”/km (킬로미터당 6분) | 10km/h (시속 10) |
5’30”/km (킬로미터당 5분 30초) | 10.9km/h (시속 10.9) |
5’00”/km (킬로미터당 5분) | 12km/h (시속 12) |
4’30”/km (킬로미터당 4분 30초) | 13.3km/h (시속 13.3) |
4’00”/km (킬로미터당 4분) | 15km/h (시속 15) |
더 이상 빠른 페이스는 (내가 달리기 불가능하므로) 생략한다…
트레드밀 속도별 페이스도 함께 정리한다.
트레드밀 속도(km/h, 시속 N) | 페이스 (킬로미터당 N분 NN초) |
6km/h (시속 6) | 10’00”/km (킬로미터당 10분) |
7km/h (시속 7) | 8’34”/km (킬로미터당 8분 34초) |
8km/h (시속 8) | 7’30”/km (킬로미터당 7분 30초) |
9km/h (시속 9) | 6’40”/km (킬로미터당 6분 40초) |
10km/h (시속 10) | 6’00”/km (킬로미터당 6분) |
11km/h (시속 11) | 5’27”/km (킬로미터당 5분 27초) |
12km/h (시속 12) | 5’00”/km (킬로미터당 5분) |
13km/h (시속 13) | 4’37”/km (킬로미터당 4분 37초) |
14km/h (시속 14) | 4’17”/km (킬로미터당 4분 17초) |
15km/h (시속 15) | 4’00”/km (킬로미터당 4분) |
16km/h (시속 16) | 3’45”/km (킬로미터당 3분 45초) |
더 이상 빠른 속도는 위와 마찬가지 이유로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