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6일. 7km를 달렸다. 45분이 걸렸다. 달리기 시작한 후 31분 즈음을 지나는 찰나의 순간, 오늘은 35분 정도만 달리고 멈추자는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 목이 꽤 마르고 다리 힘이 조금 빠졌을 때다. 내 경험상, 멈추고 물을 마시면 다시 달리기가 어려우리라 보았다. 힘이 빠진 다리는 아직은 조금 불안정한 왼쪽 발목을 걱정하게 했다. 그런데 왠 일인지 그렇게 종료지점으로 점 찍었던 구간에 다다르자 더 달리고 싶어졌다. 무엇이 나를 계속 움직이게 했는지 잘 모르겠다. 그렇게 더 달려 내 스마트워치에는 45분, 7km가 찍혔다. 발목보호대 착용 덕분인지 다행히 왼쪽 발목은 괜찮았다. 갈증도 견딜만 했다. 지난 4월 14일, 30분(당시 4.7km) 이상 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7km라는 ..
2022년 10월 3월이었다. 무척 오랜만에 야외에서 10분을 달리고는 형편없는 내 체력과 의지력에 실망하며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온 날이다. 그 전 마지막으로 달렸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글을 남겼던 날보다는 가까운 과거일 것이다...)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불과 5분도 지나기 전부터 달리기가 괴로워졌다. 숨이 찼기 때문인지 다리가 아파서였는지 그 괴로움의 이유는 이제 어렴풋하다. 머릿속에 울려퍼지던 '달리기 싫다'는 강렬한 외침만은 기억한다. 아니 달리려고 나왔는데 달리기 싫다니. 그러고 보니 육체가 아닌 모종의 정신적인 이유로 달리는 게 괴로웠는지도 모르겠다. 자괴감에 휩싸였던 작년 10월 3일 이후 계속 잘 뛰어온 것도 아니었다. 그날 이후 종종 짧게(10..
다시 운동을 시작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최근 2년여 동안 피트니스 센터 근처도 가지 않았다. 직접적인 원인은 2년 전 이맘때 운동하다가 오른 손목을 다친 것. 당시엔 무리한 중량을 들다 살짝 삔 것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운동을 한달 이상 쉬고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심해지길래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약 3개월 정도 꾸준히 치료를 받았더니 다행히 손목통증은 없어졌는데, 운동 하려는 의욕까지 사라져버렸다. 아무튼 이런 핑계로 운동을 쉬어온 게 어언 2년여다. 근래 감기 같은 잔병치레를 자주 하길래 면역력이 약해 졌나 싶었고, 운동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결국 체육관을 찾았다. 집에서 도보로 약 20여분 거리에 체육관이 있어 다니기 편리한 위치는 아니지만 유산소 운동 조금 더 한다 치고 열심히 ..
피트니스센터를 들락날락하다보면 초기엔 운동에만 집중하느라 다른 것에 눈길이 덜 가게 되지만, 운동도 익숙해지고 웬만큼 여유가 생기면 점차 여러 가지 것들이 보인다. 개중엔 운동에 아주 몰입하여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많고, 친구들끼리 몰려와 덤벨만 몇 번 들었다 놨다 하며 수다나 떨다 가는 친구들도 있다. 혹은 10분 운동에 50분 사우나를 반복하는 회원들도 있고, 운동은 뒷전이고 트레이너 선생님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하는 분들도 있다. 어느 곳이나 그렇듯 피트니스센터도 사람구경하는 재미가 있다면 있는 곳이다. 그런데 그렇게 주변을 보다보면 꼭 안타까운 부분들도 보게 된다. 헬스클럽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는 서로 지킬 것은 지켜주는 센스가 필요한데, 가끔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