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7km를 달렸다 / 달리기 일지 2

2023년 7월 6일. 7km를 달렸다. 45분이 걸렸다.
 
 
달리기 시작한 후 31분 즈음을 지나는 찰나의 순간, 오늘은 35분 정도만 달리고 멈추자는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 목이 꽤 마르고 다리 힘이 조금 빠졌을 때다. 내 경험상, 멈추고 물을 마시면 다시 달리기가 어려우리라 보았다. 힘이 빠진 다리는 아직은 조금 불안정한 왼쪽 발목을 걱정하게 했다.
 
그런데 왠 일인지 그렇게 종료지점으로 점 찍었던 구간에 다다르자 더 달리고 싶어졌다. 무엇이 나를 계속 움직이게 했는지 잘 모르겠다. 그렇게 더 달려 내 스마트워치에는 45분, 7km가 찍혔다. 발목보호대 착용 덕분인지 다행히 왼쪽 발목은 괜찮았다. 갈증도 견딜만 했다.
 
지난 4월 14일, 30분(당시 4.7km) 이상 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7km라는 거리는 줄곧 마음 속 어딘가에 있었다. 처음에는 5km를 염두에 두었다가 너무 짧다고(사실 5km도 쉽지 않았지만) 판단했던 것 같다. 10km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숫자였다. 그 중간 즈음 7km가 잠정 목표로 알맞아 보였다.
 
6월이 지나기 전에 7km를 달리고 싶었으나 결국 7월 초가 되어서야 이루었다. 당분간 6km와 7km를 왔다갔다 하면서 이 정도 거리에 몸을 적응시키고 싶다. 천천히 달리면서.
 
달리는데 음악이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 뛸 때마다 셔플로 듣는 플레이리스트(가지고 있는 앨범들을 랜덤하게 듣다가 달릴 때 힘을 더해 줄만한 곡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가 있는데 그중 다음 두 곡이 들릴 때마다 유독 힘이 난다. Killswitch Engage의 'In Due Time'과 10-FEET의 '第ゼロ感'.
 
 
Killswitch Engage 'In Due Time'
10-feet '第ゼロ感 (Movie Version)'

이 두 노래는 달리는데 힘이 된다. '第ゼロ感'은 10-FEET의 'コリンズ' 앨범 수록 버전도 좋지만 요즘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사운드트랙 버전이 더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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