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이라는 말이, 이제는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기존에 이미 있는 재료들을 얼마나 솜씨 좋게 버무리느냐를 뜻하는 시대가 되었다. 한 옥타브의 음을 반음까지 다 합쳐봐야 12개에 불과하고, 그것을 나름의 규칙으로 만들어낸 갖가지 스케일과 모드는 이미 충분하고도 넘치게 사용되었다. 대중음악에서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코드진행과 멜로디구성이 공식처럼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대중음악 생산자들만 아는 비밀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비밀이 아닌 채로 공공연히 사용되면서도, 수동적인 소비자는 끝없이 생산된다. 대중음악에서 미지의 영역이 거의 없어진 지금, 사람들은 익숙한 것에 그저 만족하고 있다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찾는 수고를 이미 멈추고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