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블로그 재개, 글쓰기의 효과

블로그 공백기

 

이 블로그는 2007년에 만들어졌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정확히 어떤 마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렸을 때는 글쓰기를 꽤 즐겼고, 그 취미의 일환으로 티스토리를 시작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한동안 이 공간에 글을 쓰다 긴 공백기를 가졌다. 

 

공백기 전 마지막 글을 2014년 4월 2일에, 잠들어 있던 블로그를 깨운 글을 2023년 7월 6일에 올렸다. 블로그로부터 멀어진 사이, 내가 이곳에 방문한 횟수를 세어 보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약 9년간 이곳은 잊힌 곳이었다.

 

2014.04.02 - [그 外 이야기/여행 이야기] - 파리 도착일, 파리 여행 첫째 날: 오르세 미술관, 몽마르트 언덕, 트로카데로 (2011-12-26,27)

 

파리 도착일, 파리 여행 첫째 날: 오르세 미술관, 몽마르트 언덕, 트로카데로 (2011-12-26,27)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했을 때, 바깥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에 들어서니, 파리에 도착했다는 느낌 때문인지 대도시 냄새가 물씬 풍겨오는 것만 같았다. 실제로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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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6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일지] - 요즈음 천천히 달리고 있다 / 달리기 일지 1

 

요즈음 천천히 달리고 있다 / 달리기 일지 1

2022년 10월 3월이었다. 무척 오랜만에 야외에서 10분을 달리고는 형편없는 내 체력과 의지력에 실망하며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온 날이다. 그 전 마지막으로 달렸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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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이곳을 비워둔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여유 시간은 언제나 있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다. 글쓰기에 흥미를 잃은 것도 사실이다.

 

어느 순간부터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힘들어졌다. 직장에서의 보고서나 이메일 같은, 먹고 살기 위해 해내야하는 글쓰기라면 그냥 하게 된다. 안 하면 안되니까. 반면, 취미로 글을 쓰는 것은 필수 혹은 강제가 아니니, 글쓰기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없거나, 색다른 동기 부여가 없으면 지속하기 어렵다.

 

글쓰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글쓰는 과정을 재미있게 여기지 않는 사람, 거기다, 다른 사람이 쓴 글에서 비논리, 비문(非文), 오타 등 단점을 찾아내려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글쓰기가 쉽지 않다. 고백하건데 내가 그렇다. 글을 쓰다 본인의 글에서 발견되는 논리의 부족, 문법적 결함 때문에 행위를 멈추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무언가 쓰는 일이 버겁게 느껴졌다.

 

글쓰기가 그저 고통이 되지 않으려면, 약간의 여유, 타인에게는 물론이고 스스로에 대해 관대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본인의 비합리성, 실수 등에 조금은 너그러워져야 못난 결과물에 자책하지 않으면서 글쓰기를 계속 할 수 있다. 

 

 

블로그에 돌아온 이유, 글쓰기의 힘

 

오랫동안 방치한 이곳이, 그래도 어디로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었다는 게 다행일까?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이 새 취미를 지속하는데 도움이 될까 하여 글쓰기를 재개했다. 에버노트에는 상세한 달리기 일지를, 이 블로그에는 그중 별도로 기록해 둬도 좋을 듯한 내용[각주:1]을 적는다.

 

2023.11.17 - [전체보기] - 달리기 일지 날짜순으로

 

달리기 일지 날짜순으로

달리기 일지를 날짜순으로 나열한 페이지입니다. 2023.07.06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일지] - 요즈음 천천히 달리고 있다 / 달리기 일지 1 요즈음 천천히 달리고 있다 / 달리기 일지 1 2022년 10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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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두히그(Charles Duhigg)의 책 “습관의 힘"에 나오는 이야기다. 1992년, 스코틀랜드의 어느 정형외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다. 연구 대상이 된 60여명의 고령의 환자들은 최근 고관절 혹은 무릎 관절 교체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고통스러운 재활 과정은 필수였다.

 

연구 대상자들 중 한 그룹은 재활 과정을 상세히 기록했다. 다른 그룹은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았다. 실험 석 달 후 결과는 주목할 만했다. 재활 과정을 자세히 기록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재활 결과가 훨씬 좋았다. 전자의 환자들은 후자의 환자들보다 더 빨리 걷기 시작했고, 더 일찍 다른 사람의 도움 없는 일상 생활로 돌아갔다.

 

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재활 과정을 기록한 사람들은 기록을 통해 재활의 어떤 단계에서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알게 되었다. 특정한 움직임에서 통증이 발생할 때 어떻게 대처할지 적어놓은 환자도 있었다. 기록하는 사람들은 힘든 상황을 예견하고 미리 생각해 둔 방법으로 극복했다. 그것이 빠른 재활로 이어졌다. 

 

재활 기록을 남기지 않은 환자 그룹은 반면에 힘든 일이 발생했을 때 포기하는 속도가 빨랐다. 재활 과정에서 몸이 힘들고 통증이 생기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지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것을 멈췄다. 따라서 재활이 더뎌졌다. 

 

달리기는 재활 과정이 아니므로 이 연구 사례를 내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어떤 일에 대해 기록을 남기는 것이, 그 행위를 멈추지 않고 지속하는 데에 나름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예를 들어, 똑같이 10km를 달린 두 날이 있다. 전에 달렸을 때는 비교적 수월했고 오늘은 조금 더 힘들었다고 하자. 어렵지 않게 10km를 달렸던 기록이 남아있다면, 그것을 토대로 당시의 컨디션, 날씨, 옷차림 등을 오늘의 그것과 비교해, 힘들었던 10km 달리기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개선할 수 없다면 어떻게 이 어려움을 우회하여 전진할 수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요즘은 여름과 가을 때보다 달리기가 쉽지 않다. 달리기로 인해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몸이 더 무거워 진 것 같다. 10월 하순 걸린 코로나19 탓을 하기에도 궁색하다. 이미 그로부터 시간이 한참 흘렀다. 11km를 달린 어제, 하루 내내 다리 곳곳 근육통이 지속되었다. 10km 이상의 거리를 열 한 번 달렸던 지난 9월에는 몸이 비교적 가벼웠고 근육통도 덜했다.

 

에버노트에 남긴 9월 당시 달리기 기록을 보면, 날씨나 옷차림에 대한 내용이 하나도 없다. 그런 것들이 달리는데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던 것이다. 선선한 가을 날씨에 무엇을 걸칠까 고민 없이 가볍게 입고 나가도 10km를 달리는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에버노트의 12월 달리기 기록을 보면 옷차림에 대한 언급이 조금 잦아진다. 옷 한 겹을 덜 걸치거나 더 입고 달리면, 달리기에 제법 큰 영향을 주었다. 날씨에 비해 덜 입은 날은 조깅 후 돌아오는 길에 덜덜 떨기도 했고, 더 입은 날은 달리는 순간 몸이 금방 데워지며 호흡이 힘들어지기도 했다. 이런 내용이, 에버노트에 있는 12월 달리기 기록에 언급되어 있다.

 

이렇게, 12월 달리기가 쉽지 않아진 이유로, 추워진 날씨와 그로 인해 더 고민이 필요해진 옷차림을 꼽을 수도 있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기록을 하지 않고 있었다면 그저 몸 상태가 안 좋아져 달리기가 힘들어졌다고 오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 몸이 안 좋아서 달리기가 힘들었을 수도 있다. 최근 건강검진을 받았으므로 그 결과가 나오면 무엇이 겨울 달리기를 어렵게 만들었는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 짐작이 맞다면, 계절에 따른 문제는 따뜻한 내년 봄이 되면 눈 녹듯 사라질 것이고, 달리기는 다시 수월해 질 것이다.

 

에버노트와 티스토리 블로그에 남기는 달리기 기록 덕에, 이 취미를 잠시 그만두고 싶을 때 그 원인을 고민해 볼 수 있었고, 달리기를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블로그 재개 후 스킨 변경

 

블로그 공백기 전에는 Envision 스킨을 썼다. 이 스킨을 어디서 구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화려하지 않고 눈이 편안한 디자인을 선호하는데 이 스킨이 그런 내 취향에 부합했다. 파란색, 녹색, 흰색으로 이루어진 스킨으로, 군더더기가 없고 보기 편했다. 그러나 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아 지금은 사용하기 어려운 스킨이다. 노트북으로 보면 여전히 멋진데, 반응형 스킨이 아니라서 휴대기기로는 보기가 쉽지 않았다. 

 

블로그 공백기 전까지 사용하던 Envision 스킨.

스크린샷을 찍어둔 것이 없어 ‘스킨 보관함'의 스킨 썸네일을 캡처했다.

눈이 편하고 담백한 스킨이었다.

 

블로그를 재개하면서 다음과 같은 스킨들을 사용해왔다.

 

한동안 ‘한눈에' 스킨을 사용했다. 이름처럼 블로그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게 하는, 굉장히 깔끔하고 보기 좋은 디자인이다. 블로거 ‘쭈미'라는 분이 제작해 무료로 배포한 스킨이다. 지금 나는 다른 스킨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런 좋은 스킨을 제작, 배포해 주신 것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현재 이 블로그는 ‘JB SKIN’을 사용하고 있다. 유료 스킨으로, 간단한 설정만으로 스킨의 디자인을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블로그 재개 후 사용해 온 스킨.

맨 위는 ‘한눈에' 스킨, 중간은 ‘JB SKIN'을 막 적용한 화면, 맨 아래는 내 취향에 맞게 몇 가지 설정을 바꾼 후의 ‘JB SKIN’이다.

  1. 새로 달린 거리, 새로운 운동법, 달리면서 경험한 것 등.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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