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 읽고 역자후기를 본다. 유독 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의 글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을 ‘매스미디어의 《계시》에 힘입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에 길들여 있는 사람들’로 여긴다고 한다. 이 문장이 도드라지게 보이는 이유는 명백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펼친 은 ‘쉽게 생각하는 것에 길들여’진 나 같은 독자에게 결코 친절한 저작이 아니기 때문이다.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만큼 글마다의 편차는 있지만 몇몇 글은 신학과 철학과 문학을 비롯한 인간이 만들어낸 그 모든 지적 축적물의 얼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책의 제1부에 해당하는 부분은 작가의 일상과 다양한 경험을 유머와 풍자와 패러디로 포장해 읽기 쉽게 진행된다. 물론 이 안에도 작가 특유의 수많은 ..
…라고 하기엔 권수가 좀 적으려나. 아무튼 지난번 한꺼번에 구입한 책들도 아직 대부분 읽지 못한 마당에 또 주문해버렸다. 시기적으로 지금이 구입의 적기이고 당분간 이렇게 몇 권씩 살 일이 없을 것 같아 읽고 싶었던 책들을 미리미리 장바구니에 쓸어 담았다. 지난번 책으로 몇 주를 버틸 거라 했는데 이번에 구입한 책들까지 합치면 몇 달간은 서점갈 일 없이 거뜬히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아직 안 온, 시간차를 두고 주문한 책이 몇 권 더 있다.) 책 선택은 역시 ttb2 목록에서. 이거 꽤 요긴하다. 광고도 되고 읽고 싶은 책 목록도 모아둘 수 있고 읽은 책들 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들도 선보일 수 있다. 구입목록은 다음과 같다. 너무 개념 없이 살고 있는 것 같아 선택한 ,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기존에 얻었던 북라이트를 잘 사용해왔는데 새 물건을 주문한 것을 보면 이번은 실수가 확실하다. 스스로의 의지라기보다는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손이 나로 하여금 마우스 왼쪽버튼을 누르게 한 것이다. 구태여 잘 쓰던 에너자이저 북라이트가 목 부분이 연약해 책 쪽으로 자주 고개를 늘어뜨리며 독서를 방해해 왔다고 변명도 해보지만 이번 소비만은 사치가 분명하리라. 하지만 어쩌랴,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새 물건은 내 손안에 들어왔다. 방법이 없다. 잘 쓰는 일만 남았다. 어쨌든 내가 보고 있는 이 물건. LT전자의 아이라임라이트는 한마디로 럭셔리한 북라이트다. 외양이 그렇다는 말이 아니다. 가격이 그렇다. 북라이트에 이 정도 돈을 지불한다면 이미 평생 사용하고 말겠다는 각오가 포함된 행동이다. 디자인은 폴더식 휴대..
그렇지 않았던 소년은 드물겠으나 만화는 어릴 때부터 참 좋아했다. 지금은 잘 읽지 않지만 나이가 먹어서 때문은 아니고 뭐든지 결말이 나지 않으면 읽기 꺼려하는 성격 때문이라고 말하는 편이 옳겠다. TV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선호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다음 회, 다음 권을 기다리기는 너무 애가 타니까. 요즘엔 종결된 만화는 또 너무 길어서 읽을 엄두를 못 낸다. 아무튼 이렇게 점점 멀어지나 보다. 는 실은 와 함께 구입한 책이다. 본래 서평에 관한 책을 찾고 있었는데 랜덤하우스에서 나온 ‘세상 모든 글쓰기’ 시리즈에는 그런 책이 없었다. 대신에 이 책을 선택했다. 저자의 이름이 낯이 익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읽은 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글의 주인이다. 예전에 읽었던 저자의 글에서 느낄 수 있었듯 이 책..
예전에 블로그 카테고리 제목으로 ‘영화리뷰’, ‘책리뷰’ 등을 사용한 적이 있다. 한동안 블로그를 방치해두고 다시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카테고리 제목을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등으로 바꾼 것이다. 그건 ‘리뷰’라는 단어가 주는 다소 딱딱한 느낌 때문이었다. 전자에 비해 후자는 ‘잡담’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자유로워 보였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는 곧 블로그를 부담 없이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이 행위가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한 직업이 아닐 바에야 부담은 곧 흥미의 반감을 가져올 테고 블로그의 지속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쓰는 글이 좋을 리 없고 또 솔직할 리 없다. 카테고리 명칭의 변경은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의 첫 단계였다. 그것이 바뀐다고 그 내용 자체가 변할 리..
오래간만에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했다. 한동안 주로 집에서 떠돌던 책을 읽거나 가까운 서점을 이용해 오다가 알라딘에 쌓여있는 마일리지도 쓸 겸 몇 권을 구입했다.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할 땐 마일리지 500포인트를 더 얹어주는 편의점택배서비스를 이용한다. 좀 재미있는 것이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할 땐 500원이 아무것도 아닌데 꼭 온라인으로 무언가를 사면 어느 쪽이 좀 더 혜택이 많은지 꼼꼼하게 계산해본다. 어쨌든 마일리지도 더 받을 수 있고 집 근처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있어 불편함도 없다. 경비실에서 찾아오는 것보다 마음이 편한 감도 있고. 매번 책을 구입할 때마다 늘 그렇듯 책 선택이 쉽지 않다. 책 읽는 속도가 결코 빠르지 않아 나에게 있어서 독서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행위다. 한마디로 주어진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