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공부에 지름길 따위는 없다고 한다. 사실 외국어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 남보다 빨리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기적의 방법은 없다. 그런 게 있다고 선전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사기꾼이거나 어리석은 사람일 것이다. 공부란 남이 대신 해줄 수 없고 누군가가 떠먹여줄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묵묵히 한 우물을 팔 줄 아는 끈기만이 필요하다. 아마 나는 이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동안 혹시라도 요행은 없을까 생각해 왔던 것 같다. 그 한 예로 아이폰을 쓰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외국어 학습 앱을 구입했다. 지금도 나는 그 모든 앱이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그 어떤 교재도 학습자를 자동으로 학습시킬 수는 없다. 음식이 아닌 공부에 있어서라면, 재료의 좋고 나쁨, 요리사의 실력이 아..
브라이언 싱어는 그 스스로가 '엑스맨' 시리즈의 프로페서 X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가 마블이 아닌 다른 집안의 빨간 '빤스' 영웅에게 혹해 돌연변이들을 버리고 떠났을 때도 아마 이 시리즈의 팬들은 그가 언젠가 돌아와 주리라는 막연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사려 깊고 인자한 찰스 이그재비어가 자기가 길러낸 돌연변이들을 영원히 내팽개치리라는 상상은 할 수 없으니까. 그리하여, 정말, 브라이언 싱어가 돌아왔다! 는 그 무엇보다 시리즈 창조자의 귀환이 반가운 영화다. 브렛 래트너가 신나는 초능력의 격전지로 만들었던 이나 개빈 후드가 테스토스테론 가득한 마초 액션물로 그려낸 모두 나름 재미있었지만, 이 영화들에서 과 가 가진 미려한 균형감각을 느낄 순 없었다. 브라이언 싱어가 가진 균형감각은 겉모습만..
아이폰을 사용한 이후부터 기존 mp3p 활용도가 떨어져 모두 서랍 속에 잠자고 있었다. 그러다 iAudio 7은 다른 주인을 찾아 갔고, A846도 다른 주인을 찾아 떠날 뻔 했으나 다행히(?) 아직까지 아이폰 옆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무튼 아이폰이 그 동안 mp3p가 해오던 일들을 충분히 해내고 있는 와중에, 새삼스레 아이팟 클래식을 구입했다. 아이팟 시리즈는 최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그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있진 않나 생각했는데, 매장에서 직접 구입할 때 보니 사실이 그랬다. 모두들 아이폰과 아이패드2에 정신이 없었다. 아이팟 클래식을 사심 가득 은은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건 나뿐이었다. 그리하여 아이팟 클래식 160g 블랙은 어느새 내 손에 들어와 있고... 아이팟 클래식의 대용량은 정말 새로..
다시 운동을 시작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최근 2년여 동안 피트니스 센터 근처도 가지 않았다. 직접적인 원인은 2년 전 이맘때 운동하다가 오른 손목을 다친 것. 당시엔 무리한 중량을 들다 살짝 삔 것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운동을 한달 이상 쉬고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심해지길래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약 3개월 정도 꾸준히 치료를 받았더니 다행히 손목통증은 없어졌는데, 운동 하려는 의욕까지 사라져버렸다. 아무튼 이런 핑계로 운동을 쉬어온 게 어언 2년여다. 근래 감기 같은 잔병치레를 자주 하길래 면역력이 약해 졌나 싶었고, 운동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결국 체육관을 찾았다. 집에서 도보로 약 20여분 거리에 체육관이 있어 다니기 편리한 위치는 아니지만 유산소 운동 조금 더 한다 치고 열심히 ..
소심한 바이킹 소년 히컵(제이 바루첼)은 얼떨결에 전설로만 구전되어온 드래곤 '나이트 퓨리' 한 마리를 잡는데 성공한다. 히컵은 마을의 족장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용맹한 바이킹 스토이크(제랄드 버틀러) 앞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이었다. 지금이 바로 그 절호의 기회. 그는 드래곤이 추락한 장소를 찾아가 '나이트 퓨리'를 죽이려 시도한다. 그러나 삶을 체념하는 드래곤의 눈빛을 본 히컵은 마음을 돌려 오히려 그를 묶고 있던 올가미를 풀어준다. 소년은 더 나아가 '나이트 퓨리'에게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 때문에 입은 상처를 치유해 준다. 그 과정 속에 그는 드래곤이 사람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님을 깨닫는다. 이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본 게 벌써 작년이다. 인상적으로 본 작품이니..
과묵하다는 이유로 동네에서 여러 루머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전당포 주인아저씨 차태식(원빈)은 '절친'이 하나 있다. 언제부턴가 전당포에 들락거리는 소미(김새론)라는 꼬마 여자아이다. 어째 평범하진 않겠다 싶은 아저씨의 인생도 그렇겠지만, 이 꼬마녀석의 삶 또한 기구하다. 유흥가 댄서였던 엄마는 마약에 중독된 건 물론, 악명 높은 장기밀매조직의 약을 빼돌린 사실이 탄로나 곧 생명이 위독할 운명이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빗나가지 않는다. 인정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장기밀매조직은 소녀의 어미가 숨겨둔 마약을 찾기 위해 소녀를 납치한다. 이 과정에서 전당포의 아저씨가 연루되고, 표정부터 심상치 않았던 아저씨의 고된 액션이 시작된다. 아저씨는 과연 유일한 '절친', 소녀를 구할 수 있을까. 는 편안히 지켜보..
때론 영화에서 소설로 이어지는 원작으로의 탐험이 새롭고 즐거운 발견을 낳기도 한다. 영화 은 나를 아사다 지로의 단편집 으로 이끌었고, 은 이 중년의 일본 작가를 내 뇌리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야기꾼으로 각인시켰다. 아사다 지로의 단편들은 잘 만든 특집드라마를 보듯 간결하고 명료하다. 그의 짧은 이야기들 속엔 지루하도록 깊이 내려가 결국 독자와의 공감의 접점을 잃어버린 자아성찰이나 관념의 철학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그 행동이 금새 예측되는 재미없는 캐릭터들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아사다 지로는 이야기와 주제, 인물 사이의 강약을 제대로 조절해 독자로 하여금 그의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다. 엔 제목 그대로 '이상야릇하고 재미나는 이야기'들이 옴..
(양력으로) 해가 바뀌기 직전 애플 아이폰 4를 수령했다. 신청한 날로부터 계산해보니 딱 2주가 걸렸다. 내가 속한 차수의 신청기간이 좀 길어지는 듯 했는데, 신청하고 바로 다음 차수로 넘어간 걸로 봐서 나보다 훨씬 오래 기다려 아이폰을 받게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이폰 3GS까지는 주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봐도 별로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아이폰 4는 2010년 애플 키노트에서 스티브 잡스가 들고 나와 설명할 때부터 끌리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 아이폰 4를 사용한지 약 한달 정도 되었다. 역시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기 하나로 휴대폰은 물론, mp3 플레이어, 전자사전, 플래너의 기능을 모두 아우를 수 있다니, 마치 어린 시절에는 상상도 못한 일들이..
LOGITECH M555B BLUETOOTH MOUSE 잘 써오던 MS 아크 마우스, 감도가 무척 떨어졌다. 가볍고 보기도 좋은, 괜찮은 제품이었다. MS의 A/S가 좋다고 하지만, 이때가 기회다 싶어 새 마우스를 사기로 했다. 그 좋다는 A/S는 찬찬히 알아보련다... 그리하여, 리시버가 달려있는 다른 무선 마우스를 장만할까 하다가, 이번엔 블루투스 마우스를 한번 써보자 싶어 선택한 로지텍 M555B. 사실 이 마우스는 내가 직접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해 준 적이 있는 제품이다. 로지텍이라는 이름이 일단 믿음이 가고, 가격도 적당하다고 생각되어 망설임 없이 권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별 인터넷 검색 없이 바로 이 제품으로 정했다. 마침 쓰고 있던 분이 무척 만족하고 있어 선택에..
영화는 스산한 호수에서 한가로이 배낚시를 즐기는 노인(바로 의 리차드 드레이퓨스!)의 모습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이 여유로움이 얼마 안가 공포로 바뀔 줄이야. 그가 마시다 버린 술병 하나가 불행하게도 잠들어있던 고대 식인물고기 피라냐를 깨우고 만 것. 장소는 바뀌어 젊은이들의 열기가 가득한 호숫가. 시원한 풍경과 신나는 음악을 배경으로 비키니 차림의 소녀들과 그들을 게걸스럽게 바라보는 소년 무리들이 한데 뒤엉켜 있는 곳이다. 보안관 어머니를 둔 제이크(스티븐 R. 맥퀸)는 이곳에서 마음에 두었던 켈리(제시카 스자르)를 만난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얼떨결에 영화촬영을 위해 현지인을 찾고 있던 포르노필름 감독 데릭(제리 오코넬) 일행에 합류하게 된다. 오랜 잠에서 깨어 심기가 불편한 피라냐가 이들을 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