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 머신 10km 달리기는 왜 더 지루할까? / 달리기 일지 26

달리기 일지 26

2024년 1월 13일

실내 달리기 10km

 

오랜만에 트레드밀 10km 달리기

 

2024년 1월 13일 어제, 이미 지난해가 되어버린 2023년 12월 23일 마지막으로 10km를 달린 지 21일 만에 10km를 달렸다.

 

2023.12.24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일지] - 런닝 머신에서 10km 달리기 / 달리기 일지 23

 

런닝 머신에서 10km 달리기 / 달리기 일지 23

달리기 일지 23 2023년 12월 23일 실내 달리기 10km 트레드밀에서 10km 달리기, 애플워치 ‘실내 달리기(Indoor Run)' 데이터와 차이는? 어제(12월 23일)는 아래 글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트레드밀에서 1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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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하순 걸린 감기에서 회복되고 1월 5일 달리기를 재개했다. 1월 5일 6km, 1월 6일 8km, 1월 8일 6km, 1월 11일 8km를 달리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어제는 10km를 달려도 되겠다 싶었고 그리 했다.

 

 

어제는 이렇게 달렸다. 

  • 걷기
  • 8km/h 속도로 1km
  • 9km/h 속도로 8km
  • 12km/h 속도로 1km
  • 걷기

 

10km를 다 달린 후 몸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마지막 12km/h 속도로 1km를 달릴 때도 숨은 조금 찼으나 무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감기 후 각 두 번의 6km와 8km 달리기가 12일 동안 운동을 쉬었던 몸을 다시 달리기에 적응시키기에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런데 런닝 머신 달리기의 심리적 지루함은 좀처럼 해결이 안 되고 있다.

 

 

트레드밀 달리기의 지루함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실외에서 10km 이상 달릴 때도 이렇게 지루함을 느꼈었나? 

 

정확히 떠오르지는 않지만 그때도 약 7,8km 구간에서 멈추고 싶어했던 기억은 난다. 그러나 온전히 지루함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골반이나 무릎 혹은 발목의 가벼운 통증 같은 육체적 요인도 함께 작용했다. 어쩌면 지나간 시간만큼 밖에서 달릴 때 느낀 지루함의 강도도 옅어졌을 지 모른다. 

 

2023.12.20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일지] - 실외 달리기에서 실내 달리기로 변경, 트레드밀 8km 조깅 / 달리기 일지 22

 

실외 달리기에서 실내 달리기로 변경, 트레드밀 8km 조깅 / 달리기 일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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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리는 이제 고작 두 번 달렸을 뿐이나, 트레드밀에서 10km를 달리면 막판 9km에서 10km에 이르는 구간에서 자꾸 런닝 머신 계기판 혹은 애플워치의 시간을 보게 된다.

 

실외 달리기보다 실내 달리기가 조금 더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시각 정보의 차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밖에서 달릴 때는 가로수, 도로, 행인, 운동하는 어르신들, 나처럼 달리는 사람들 같이 눈에 보이는 대상이 변화무쌍하다. 반면 트레드밀에서는 고정된 시선으로 창 밖을 볼 수 밖에 없다. (달릴 때 TV는 보지 않는다.) 내가 보고 있는 환경에 변화가 있을 수록 지루함은 덜어진다.

 

또 다른 이유는, 물리적 목표와 추상적 목표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도로에서 달리면 일정 달리기 구간마다 어느 전신주, 어느 가로수 등을 목표 지점으로 삼을 수 있다. 10km 달리기의 마지막 1km를 완성하기 위해서 어디 어디에 있는 그 가로수까지만 뛰면 된다.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다. 트레드밀에서는 추상적인 숫자일 뿐인 계기판의 거리가 목표를 대신한다. 가로수가 목적지일 때는 그 가로수만 보거나 생각하면서 달리면 되지만 거리나 시간을 나타내는 숫자가 목표라면 자꾸 그 숫자를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이도 저도 아니고, 그저 내 정신력의 한계일 수도 있다.

 

허나 지루함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본다. 

 

우선 시간을 의식하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달리기 초반부터 9km에 이르는 순간까지는 시간을 덜 확인했다. 애플워치가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스플릿(매 1km를 달릴 때 걸린 시간) 현황을 음성으로 알려주기는 하지만, 내가 직접 시간을 확인하지 않으면 지루하고 조급한 마음은 조금 수그러든다. 시간을 자주 확인할 수록 마음은 급해진다. 

 

팟캐스트를 듣는다면 좀 더 내용에 집중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나도 9km에서 10km 구간에서 이 방법이 실패했노라 고백할 수 밖에 없지만, 그 앞 구간에서는 나름 효과를 보았다. 아주 좋아하는 팟캐스트 에피소드를 골라 출연자들이 어떤 말을 하는 지에 신경을 쓰다보면 시간을 확인하고픈 욕구가 잠시 모습을 감춘다. 관심있고 흥미로운 팟캐스트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아직까지) 음악은 런닝 머신 달리기 초중반 외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도로를 달릴 때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것이 꽤 활력소가 되었는데, 트레드밀 달리기 막판 구간에서는 음악을 듣더라도 지루함이 여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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