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전 커피 마시기, 러닝머신 15km 달리기 / 달리기 일지 34

달리기 일지 34

2024년 3월 9일

실내 달리기 15km

 

카페인의 도움을 받으며 달리기

 

최근 트레드밀에서 하는 인터벌 러닝에 재미(?)를 붙이면서 달리는 평균 거리가 짧아졌다. 짧고 굵은 운동 효과를 보기 위해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것이라 긴 거리 조깅 횟수가 줄어든 것이다. 

 

2024년 3월 9일 토요일, 어제는 오랜만에 15km를 달리려고 마음먹었다. 

 

그 전날밤 수면의 질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꾸준히 해온 달리기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잠은 대체로 잘 자는 편이어서 하루 잠을 설친다고 큰 문제는 없다. 그런데 15km를 달릴 때 잠을 잘 못 잔 것이 몸 컨디션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약간의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달리기 전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커피를 자주 마시기는 하지만 운동 전에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커피는 피로를 잠깐 가시게 하거나 잠을 쫓기 위해 하루 한 잔 정도 마시는 편이다. 그것도 한 때 (카페인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어떤 증상을 겪은 적이 있어서, 요즘에는 그렇게 마시는 커피의 카페인 함량을 100mg 안팎으로 제한하고 있다. 최근 디카페인 커피를 취급하는 곳도 많고, 카페인 함량 조절이 되는 카페에서 커피 주문 시 카페인을 절반으로 줄여달라 할 수도 있어, 다행히 카페인 섭취량 조절이 어려운 일은 아니게 되었다. 

 

3월 9일에는, 근처 마트에서 세일할 때마다 몇 개 씩 사다놓는, 조지아 빈티지 블랙이라는 캔커피를 운동 전 마셨다. 270ml 용량에 카페인 함량이 119mg으로, 내가 유지하려고 하는 하루 1회 카페인 섭취량에 근접한 제품이다. (커피 맛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고소한 뒷맛이 좋아 종종 마시는 캔커피다.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블랙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블랙

 

15km를 달리기 전 커피를 마신 것은, 달리면서 집중력을 높이고 피로감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런 연구결과가 있다. 러너스 월드(Runner’s World)의 관련 기사에 인용된 연구 내용을 보면, 달리기 전 섭취한 카페인이 운동 중 피로를 줄이고 주의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잠을 조금 설쳐 약간의 피로감을 느꼈던 내가 비교적 긴 거리(15km)를 달리려 할 때 딱 필요했던 효과다. 

 

(본인 몸에 맞지 않는) 고카페인 섭취의 부작용은, 위장 장애, 심박수 상승, 불안, 수면 패턴 방해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커피를 마신 후 조깅할 때 걱정한 부작용은 단 하나였다. 

 

달리면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면 어쩌지?

 

헬스장에서 화장실에 가는 것이야 화장실 찾기가 어려운 실외 달리기 환경에 비하면 무척 행복한(?) 일이지만, 멈췄다 다시 달리는 것 만큼 힘빠지고 괴로운 것이 없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지 않았어도 달리기 전에는 항상 몸을 가볍게 만든다. 어제는 달리기 전 섭취한 카페인이 혹시 7,8km 쯤 달렸을 때 내게 트레드밀에서 내려가라 소리치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웠다.

 

 

2024년 3월 9월, 트레드밀에서 15km를 달렸다

 

다행히 이날 운동 중 화장실에 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요의(尿意)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트레드밀을 멈추지 않아도 될만큼 미미했다. 

 

3월 9일, 애플워치 기준 15km를, 커피의 효과를 온전히 누리며 (적어도 누린다고 생각하며) 다음과 같이 중단없이 달렸다. 

  • 8km/h 속도로 1km
  • 9km/h 속도로 14km

 

잠을 잘 못 잔 날, 커피를 마시고 15km를 뛰었다.
2024년 3월 9일 15km 달리기 데이터
2024년 3월 9일 15km 달리기 데이터

 

‘애플워치 기준'이라고 굳이 기록하는 이유는, 트레드밀 계기판 거리가 14.2km가 되었을 때 애플워치는 15km를 다 달렸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참고로 내가 주로 사용하는 러닝머신에서 꾸준히 달리면서 발견한 것은, 추정컨대 달리는 속도를 10km/h 이상으로 설정하면 트레드밀 거리가 애플워치 데이터보다 길게 나오고, 그보다 속도를 줄이면 애플워치 데이터 상의 거리가 트레드밀 거리보다 길게 나온다는 것이다. 그나마 애플워치와 데이터 차이가 적은 트레드밀인데도 어느정도의 차이는 감안해야 하는 것 같다. 어쨌든 나는 애플워치 데이터 기준으로 일지를 남기고 있으므로, 3월 9일, 15km를 달린 것으로 간주했다. (트레드밀 상의 거리가 애플워치 데이터보다 길게 나온 날 역시 애플워치 기준으로 기록을 남긴다.)

 

달리기 전 카페인을 섭취했기 때문인지 달리는 후반까지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내 경우 10km 전후부터 찾아오는 몸 곳곳의 통증과 불편한 느낌도 견딜만했다. 잠을 잘 잔 다음날이야 굳이 커피를 마신 후 달릴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혹시 잠을 잘 못 잔 날 운동이라면 달리기 전 커피를 마셔볼 만 하다 생각했다. 

 

일지를 뒤져보니 15km를 달린 것이 이번이 네 번째, 트레드밀로 한정하면 두 번째였다. 아직까지 내가 달린 최대 거리이다. 

 

2024.02.01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일지] - 런닝 머신 15km 달리기, 2024년 1월 달리기 결산 / 달리기 일지 29

 

런닝 머신 15km 달리기, 2024년 1월 달리기 결산 / 달리기 일지 29

달리기 일지 29 2024년 2월 1일 실내 달리기 15km 트레드밀 첫 15km 달리기 내가 지금까지 달린, 제일 긴 거리는 15km다. 작년(2023년) 10월에 이 거리를 두 차례 달린 적이 있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 시원

xnmrph.tistory.com

2023.10.15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일지] - 두 번째 15km 달리기 / 2023년 10월 15일 / 달리기 일지 15

 

두 번째 15km 달리기 / 2023년 10월 15일 / 달리기 일지 15

맥주와 달리기, ‘달리기 일지 14’ 이후 조깅 술은 가끔 맥주만 마신다. 예전에는 소주, 와인, 막걸리, 백주 등도 피치 못하게 마실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마시지 않는다. 맥주는 좋아한다. 특히

xnmrph.tistory.com

2023.10.06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일지] - 첫 15km 달리기 완료! 달리는 최대 거리를 12km에서 15km로 늘렸다 / 2023년 10월 6일 / 달리기 일지 14

 

첫 15km 달리기 완료! 달리는 최대 거리를 12km에서 15km로 늘렸다 / 2023년 10월 6일 / 달리기 일지 14

처음으로 15km를 달렸다 지난 9월 15일부터 적용한 운동 루틴에 따라, 그동안 6km와 12km의 거리를 각각 사흘에 한 번 씩 달렸다. 매번 계획대로 행한 것은 아니고 6km 달리기를 빼먹고 휴식을 취한 날

xnmrph.tistory.com

 

달린 횟수가 적은 거리인만큼, 내게 15km는 마음먹는다고 쉽게 달려지는 거리가 아니다. 실제 15km보다 짧은 거리를 달린 날 중에도, 실은 15km를 달리려고 러닝화를 신은 날이 꽤 있다. 달리면서 15km를 뛰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판단해 조깅 거리를 줄였던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날이 많이 있을 것이다.)

 

15km를 달리고자 했을 때 위기와 갈등은 대개 10km를 넘기면서 찾아온다. 달리기로 인한 통증과 피로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나는 15km를 꼭 달려 일종의 성취감을 얻을지, 그보다 적게 달려 몸의 안온함을 득할지, 두 개 뿐인 옵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카페인으로 무장(?)을 마친 어제는, 위기와 갈등을 그럭저럭 잘 넘기며 성취감을 선택할 수 있었다.  



참고 자료: 

Everything you need to know about drinking coffee before running / Runner’s World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