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 오아시스와 킨들 페이퍼화이트 | 외국어 원서 읽기를 위한 최적의 디바이스
- 책 이야기/도서 잡담
- 2024. 11. 22.
종이책보다 전자책
언제부턴가 내가 보유한 전자책의 숫자가 종이책을 훨씬 넘어섰다. 종이책의 특유의 냄새도 좋고,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감촉도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종이책은 전자책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은 불편함이 있었다.
첫째, 종이책은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이사를 몇 차례 하면서 가장 번거로웠던 것은 책을 포장하고, 옮기고, 다시 정리하는 과정이었다. 이사용 박스 하나에 책을 가득 넣으면 그 무게가 상당하다. 더구나 책을 구입하는 속도가 책을 읽는 속도를 이미 초과해버린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읽지도 않은 책들을 몇 개의 박스에 가득 담아 에너지와 비용을 써가며 옮긴다는 행위가 넌센스처럼 느껴진다.
전자책은 단말기 하나에 상상하기 어려운 숫자의 책을 담을 수 있다. 보관하기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
둘째, 종이책은 독서 후 책 내용을 정리할 때 필요한 대목을 찾기가 쉽지 않다.
독서 전문가들의 조언 중, 책을 읽을 때 책 여백에 메모를 남기거나 표식을 하라는 말을 나는 고집스럽게 거부해왔다. 책을 중고로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저 책을 폈을 때 지저분하게 보이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 개인적인 성향 때문이다. 그러니 효과적인 독서를 경험한 적이 많지 않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최근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읽으면서 전보다는 더 효과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일정 부분 읽은 다음 ‘인출’과 ‘정교화’ 과정을 통해 읽은 내용을 되새김하면 중요한 지식과 정보를 기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흥미를 끈 부분을 나만의 문장으로 정리하여 나직이 읊어보거나 에버노트 같은 노트 앱에 써두는 것이다. 책에 직접 메모를 남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문제는 모든 책을 읽을 때마다 이 과정을 되풀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때때로 책을 완독한 후에야 읽은 내용을 되짚으며 정리하기도 한다. 특정 정보를 재확인하기 위해서는 책을 다시 펴 관련 대목을 찾아야 한다. 아무 표식을 해놓지 않은 깨끗한 종이책이라면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만만찮다.
반면, 전자책은 이런 문제를 비교적 손쉽게 해결해준다. 하이라이트로 표시하지 않은 대목이라도, 검색 기능을 통해 원하는 키워드를 바로 찾을 수 있다. 리디페이퍼 프로로 읽었던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해 글을 쓸 때도, 이 검색 기능 덕분에 내용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헨리 뢰디거, 마크 맥대니얼, 피터 브라운 - 효과가 실증(實證)된 학습
과학적 근거가 아닌 직관에 의존한, 비효율적인 학습 전략 몇 년 전 1대1 영어 회화 튜터링을 받을 때였다. 첫 만남에 레벨을 측정하기 위한 간단한 대화를 나눈 후 원어민 선생님은 이런 질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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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내용 실생활에 적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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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원서 전자책을 읽을 때 사용하는 킨들 두 모델, 킨들 오아시스와 킨들 페이퍼화이트
우리나라 전자책을 읽을 때는 크레마 샤인과 리디페이퍼 프로를 사용한다. 하지만 외국어 공부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전자책 원서를 읽을 수 있는 기기도 필요했다.
아마존 킨들은 2016년에 처음 구입했다. 내 첫 킨들 기기는, 중국 아마존에서 중국어와 영어 전자책을 구입할 목적으로 구매한, 킨들 오아시스(Kindle Oasis)였다.
중국 아마존 킨들 스토어는 2023년 6월 30일부로 운영을 종료했다. 다행히 그전에 구입하여 기기에 다운로드해 둔 전자책은 지금도 계속 볼 수 있다. 그전까지 중국 아마존 킨들 스토어에서 상당수의 중국어, 영어 원서를 구입해 두었다.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모으는 것에 진심(?)인 나에게, 원서 전자책을 계속 구입하고 읽을 수 있는 기기가 필요했다. 킨들 오아시스의 계정을 중국 아마존에서 미국 아마존으로 변경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나는 미국 아마존 계정으로 사용할 새 킨들 기기를 구입하기로 했다.
2022년 3월, 미국 아마존용 킨들 페이퍼화이트(Kindle Paperwhite)를 주문했다. 11세대 모델이다. 광고 포함 버전을 당시 10만원 중후반대로 구입한 기억이 난다.
그리하여 중국 아마존 킨들 스토어 운영 종료 후에도, 미국 아마존을 통해 영어 원서 전자책을 계속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전자책 리더와 비교할 때 돋보이는 킨들의 강점은 그 빠릿빠릿한 반응성
크레마 샤인과 리디페이퍼 프로, 킨들 오아시스와 킨들 페이퍼화이트를 1대1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전자의 두 기기는 한국어 책을 읽는 데, 후자의 두 기기는 영어와 중국어로 된 전자책 원서를 읽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그 용도가 확연히 다르다.
그러나 전자책 단말기라는 기기 자체로 비교할 때 훨씬 사용하기 편리한 것은 단연코 킨들이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페이지 넘김과 터치에 대한 반응성 때문이다.
전자책을 읽으며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혹은 하이라이트한 문장이나 대목이 늘어날 때마다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독서 경험은 점점 불편해진다. 이는 독서 흐름을 방해하고, 낭비되는 시간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요소가 된다.
2016년 출시된 킨들 오아시스를 지금 꺼내 아무 전자책이나 연 후, 페이지를 앞뒤로 넘기거나 특정 문장에 하이라이트를 쳐 본다. 그러다 크레마 샤인과 리디페이퍼 프로로 옮겨 같은 동작을 해 보면 그 반응 속도의 차이를 단박에 느낄 수 있다. 킨들에서는 빠릿빠릿하게 반응하는 제스처가, 국내 전자책 단말기에서는 다소 굼뜨게 느껴진다. (물론, 언제 어디서나 국내 전자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내 크레마 샤인과 리디페이퍼 프로는 여전히 소중한 기기들이다.)
크레마 샤인과 리디페이퍼 프로는 출시된 지 오래된 기기들이기 때문에, 최근 출시된 국내 기기들은 성능이 개선되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2016년 버전 킨들 오아시스와 비교했을 때도 반응 속도에서 차이가 컸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2022년 구입한 킨들 페이퍼화이트 역시 킨들 오아시스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빠른 반응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끄러운 독서 경험과 방대한 영어 전자책 선택지를 제공하는 이 기기에 매우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