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스산한 호수에서 한가로이 배낚시를 즐기는 노인(바로 의 리차드 드레이퓨스!)의 모습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이 여유로움이 얼마 안가 공포로 바뀔 줄이야. 그가 마시다 버린 술병 하나가 불행하게도 잠들어있던 고대 식인물고기 피라냐를 깨우고 만 것. 장소는 바뀌어 젊은이들의 열기가 가득한 호숫가. 시원한 풍경과 신나는 음악을 배경으로 비키니 차림의 소녀들과 그들을 게걸스럽게 바라보는 소년 무리들이 한데 뒤엉켜 있는 곳이다. 보안관 어머니를 둔 제이크(스티븐 R. 맥퀸)는 이곳에서 마음에 두었던 켈리(제시카 스자르)를 만난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얼떨결에 영화촬영을 위해 현지인을 찾고 있던 포르노필름 감독 데릭(제리 오코넬) 일행에 합류하게 된다. 오랜 잠에서 깨어 심기가 불편한 피라냐가 이들을 노리..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미국행을 결심한 아나운서 고선영(수애)은 자신이 진행하는 심야 라디오 영화음악 프로의 마지막 방송을 준비한다.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그들의 신청곡으로 두 시간을 채우고 나면 이제 그 동안 정들었던 스튜디오와도 작별이다. 한편 고선영의 후임으로 내정된 아나운서가 시체로 발견되고 스튜디오에는 이 프로그램의 열혈 청취자라는 사람의 괴전화가 걸려온다. 수화기 너머의 인물은 고선영의 집에 침입해 그녀의 가족들을 인질로 삼는다. 그는 마지막 방송을 자신의 요구대로 하지 않으면 그녀의 여동생과 아이들을 해치겠다고 협박한다. 이 전화를 누군가의 짓궂은 장난으로만 여겼던 고선영은 점점 끔찍해지는 현장의 상황이 휴대폰으로 전해지자 그제서야 이것이 악몽이 아닌 현실임을 깨닫는다. 을..
영화 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장 강렬한 첫인상은 나 시리즈의 어두운 톤과 확연히 구분되는 그 오색찬란한 색채감각이다. 이 영화의 기원에 대해 조금도 준비 하지 않았다면, 역시 마찬가지로 형형색색의 코스튬을 선보이던 유쾌한 슈퍼히어로 영화 와 영화의 분위기가 비슷하리라 오해 할만도 하다. 단적으로 말해 는 앳된 10대 소년, 소녀가 적의 머리에 총알 구멍을 내고 악당의 팔을 너덜너덜하게 부러뜨리고 그들의 배를 회 뜨듯 칼로 뚫어버리는 영화다. 밝은 색의 코스튬으로 아래 위를 꾸민 이 영웅들은 그 겉모습에 어울리지 않게 잔인한 액션을 선보인다. 다만 고어씬에 선천적으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일부 관객들은 이들이 그나마 화면 전체를 피 칠갑으로 물들이진 않는다는 데 고마워할 수는 있겠다. 주인공 데이브(아론 존..
중국 사천성 청두에 출장 온 동하(정우성). 마중 온 지사장(김상호)과 잠시 짬을 내 두보초당(杜甫草堂)에 들른다. 홀로 기념관 안을 둘러보던 동하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를 따라간다. 그곳에서 미국 유학시절 좋은 감정을 나눴던 메이(고원원)를 만난다. 영화는 영원히 못 볼 줄만 알았던 예전 연인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는 평범하지만 여전히 설레는 이야기의 배경에 소박하고 아름다운 중국의 풍경을 펼쳐 놓는다. 동하가 곤욕을 치르며 먹게 되는 청두의 특산요리조차도 기억해도 좋을 만한 이국적인 추억으로 남는다. 영화에서 청두는 또 하나의 주요한 등장인물이다. 은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의 모델버전같은 느낌이다. 국적 따위는 방해물이 되지 못하는 젊은 연인들의 짧은 재회 속에 동하와 메이의 훤칠하고 청..
캐서린(줄리안 무어)은 요즘 남편 데이빗(리암 니슨)과의 관계가 소원해졌음을 실감한다. 세월이 이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녀는 점점 중후해지며 남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남편과 단순히 주름만 늘어가는 듯한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한다. 늘어가는 것은 얼굴에 새겨지는 세월의 흔적만이 아니다. 멋진 남편에 대한 의심도 나날이 커간다. 더구나 데이빗의 행동은 의심을 증폭시키고 캐서린은 그런 의심을 확정할 물증을 잡고 싶어 한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는지 아닌지, 혹시 그럴 가능성은 없는지 시험해보기 위해 캐서린은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난 콜걸 클로이(아만다 사이프리드)에게 한가지 제안을 한다. 아름다운 클로이가 데이빗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할 때 그가 유혹의 제스쳐를 취할 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캐서린은 클로이에게..
사내의 꿈은 메이저리그라는 무대에서 공을 던지는 것뿐이었다. 리그우승이나 월드시리즈 반지는 아마 그 다음 단계의 희망이었을 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짐 모리스는 메이저리그라는 문턱조차 넘을 수 없었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두려워할 치명적인 부상이 그의 희망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이야기가 여기서 끝났다면 주부를 대상으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주 들을 법한 그저 안타까운 라디오 사연 중 하나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헐리웃, 그것도 디즈니가 이런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리 없다. 짐 모리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하나의 발자취를 남긴 투수다. 그것은 역대 최다승, 최다삼진기록 같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다. 그는 고등학교 교사로 평범한 생을 살다 35세의 나이에 마침내 메이저리그 데뷔무대를 가진다. 이조차도 역대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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