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녀석들은 잘난 척을 좀 해줘야 한다. 아직 새파랗게 젊은 내가 그래도 일년 이년 나이를 먹어가면서 한가지 생각의 변화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어렸을 때는 남의 재능에 배 아파한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이렇게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동시대에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질투. 사실은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 노력이 병행되었기에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저 신이 주신 능력으로 별 힘 안들이고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이른바 ‘잘난 녀석들’인 줄 알았다. 근데 언제부턴가 내가 삶을 그럭저럭 잘 보내려면 이런 부류의 인간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것은 삶으로부터 무미건조함을 느끼거나, 때론 힘이 들 때, 혹은 인생의..
앨범 몇 장을 샀다. 몇 장을 한꺼번에 구입한 건 오랜만이다. 발매되는 신보에 별 관심이 없는 나로선 음반 선택이 꽤 즉흥적이다. 온라인음반판매사이트를 마주한 채 마우스커서가 오가는 데로 선택한다. 물론 요즘처럼 미리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널려있는 환경 하에선 나도 먼저 검색을 통해 대상이 과연 살 만한 앨범인지 판단을 내리고는 한다. 이런 과정이 한편으론 음반의 깊이 있는 감상을 미리 차단하는 측면도 있다. 첫 귀에 반하는 음반도 있고 여러 번 들었을 때 그 깊은 매력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하지만 어쨌든 이것이 다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위해서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그렇게 구입한 음반은 모두 네 장. 스노우 패트롤(Snow Patrol)의 [A Hundr..
[Lean Into It]의 성공 이후, 미스터 빅(Mr. Big) 또한 80년대 태생의 여느 메틀밴드들처럼 자국차트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에겐 충성스런 또 다른 팬덤이 존재했다. 바로 일본. 한번 좋아한 아티스트라면 이후에도 좀체 그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일본팬들은 이후 미스터 빅의 활동에 큰 원동력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사실 미스터 빅의 일본에서의 인기는 데뷔시절부터 시작되었다. 셀프타이틀 데뷔앨범이 미국 내에서 그다지 크게 히트하지 못했을 때에도 일본 팬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줬다. 이후의 스토리야 모두가 다 알 듯 ‘To Be With You’의 히트로 자국 내에서도 잘나가는 밴드가 되었지만 앨범이 거듭될수록 빌보드 차트보다는 오리콘 차트에서의 성적이 더 두드러져 보였다..
이 블로그의 ‘GUITAR’ 카테고리를 둘러본 방문객이라면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 오래 전에 잠깐 기타레슨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선생님은 Richie Kotzen*을 굉장히 좋아했다. 화제가 나온 김에 나는 마침 예전에 사뒀던 Poison의 [Native Tongue] 얘기를 꺼냈다. 테잎으로 소유하고 있던 앨범이었다. 잠깐 이 테잎을 구입했던 기억으로 되돌아가보자. 당시에는 지금처럼 음반을 미리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기에 CD와 테잎 구입도 완전히 랜덤 방식이었다. 특히 메탈리카나 본 조비 같은 이미 많은 이들에 의해 검증된 초대형 밴드들의 음악이 아니라면, 구입한 음반을 계속 듣게 되느냐 마느냐를 순전히 순간의 선택에만 의존한 셈이었다. [Native Tongue]으로 말하자면..
Sony MDR-Q68LW Headphone 오디오 테크니카 TH-380AV가 있음에도 휴대하기 용이한 헤드폰을 따로 구입한 동기는 단순하다. 이어폰을 계속 써오니 귀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습관이 되어버린 음악듣기를 멀리하기도 뭣하고 이러다간 젊은 나이에 귀를 망가뜨리고 말겠다는 위기감이 들어 휴대성 좋은 헤드폰을 찾아봤다. 그 동안 잘 써왔던 이어폰들은 운동할 때 외에는 사용을 자제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가격. 그 다음이 성능. 비싸면 좋은 것은 당연한 거지만 무작정 가격을 따라가다간 가랑이가 찢어지니 말하자면 가격대 성능비가 중요한 거다. 그래서 낮은 가격대 순으로 알아보니 소니 MDR-Q68LW가 눈에 띈다. 이 정도면 되겠다 싶어 바로 주문. 원래는 블랙을 사고 싶었는데 어..
강력한 디스토션 기타 사운드에 실린 쫄깃한 메틀리프. 펑키한 리듬감은 누노 베텐커트(Nuno Bettencourt)라는 이름을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어버렸다. 그는 전세계 기타키즈의 마음 속 우상이 되었고 그가 만든 음악들은 수없이 카피되고 숭배되었다. 그렇게 많은 추종자들을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의 출현 이후로 그만큼 독보적인 연주 스타일의 플레이어는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언제나 시발주자가 유리한 고지에 서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다시 말하면 그의 스타일이 쉽게 유전될 만큼 시시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Dramagods의 [Love]는 솔로 프로젝트에 주력하던 그가 올해 Extreme 재결성 이전에 내놓은 마지막 앨범이다. 드라마갓즈는 Mourning Widows 이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