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센터를 들락날락하다보면 초기엔 운동에만 집중하느라 다른 것에 눈길이 덜 가게 되지만, 운동도 익숙해지고 웬만큼 여유가 생기면 점차 여러 가지 것들이 보인다. 개중엔 운동에 아주 몰입하여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많고, 친구들끼리 몰려와 덤벨만 몇 번 들었다 놨다 하며 수다나 떨다 가는 친구들도 있다. 혹은 10분 운동에 50분 사우나를 반복하는 회원들도 있고, 운동은 뒷전이고 트레이너 선생님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하는 분들도 있다. 어느 곳이나 그렇듯 피트니스센터도 사람구경하는 재미가 있다면 있는 곳이다. 그런데 그렇게 주변을 보다보면 꼭 안타까운 부분들도 보게 된다. 헬스클럽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는 서로 지킬 것은 지켜주는 센스가 필요한데, 가끔은 ..
문학 그 자체가 아니라 문학작품에 대한 글을 읽는 것은 언뜻 유쾌하지 않은 일 같기도 하다. 그것은 그 대상으로부터 독자가 받을 수많은 감상 중 몇 가지를 미리 정해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에 대한 감상은 온전히 수용하는 자의 몫이 된다. 문학작품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감상의 수, 즉 그 ‘경우의 수’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수 만큼이다. 우리 개개인은 얼마나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지니고 있는가. 작품을 받아들이는 행위는 결국 개개인의 고유한 감정과 경험에 바탕을 둔다. 고로 작품의 해설서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의 수많은 가능성을 미리 가지치기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어떨지. 앞의 문제가 결국 ‘미리 말해진 것의 권위’를 앞서 인정하기에 발생하는 것이라..
YouTube 에서 Bonnie Raitt의 ‘I Can't Make You Love Me’ 영상을 찾다가 다른 사람들이 부른 것까지 다(는 아니고 꽤 많이) 보게 됐다. 근데 이게 양이 장난이 아니다. 이 노래 왜 이렇게 인기 있는 거야?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보컬들도 엄청났게 불러댔고, 기성 아티스트들은 물론 수많은 아마추어 뮤지션들도 끝없이 커버한다. 역시 미국은 컨트리인가... 그중에서 영상 몇 개만 슬쩍 담아와 봤다. 처음부터 Bonnie Raitt 버전으로 완결지어 버리면 갈수록 감동이 줄어들 것 같아 일단 인상 깊은 아마추어로 시작. * Source 유튜브 닉네임이 KristaHeartzuz인 13살짜리 소녀의 커버버전. 노래는 둘째 치고 영상 앞뒤로 살짝 살짝 보여주는 미소가 귀엽다. 으흠..
강원도 삼포 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이승우(손병호)는 연이은 은행강도사건으로 땅에 떨어진 경찰의 위신을 되살리기 위해 모의훈련을 지시한다. 아무 각본 없이 경찰 중 한명이 강도가 되어 범행의 시작부터 경찰의 진압까지의 과정을 언론에 알리고자 한 것. 제대로만 되면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믿음도 돌아올 것이 분명하고, 비록 잠시 거쳐 가는 자리지만 새로운 서장의 입장에서도 나쁠 것 없는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 다른 배역들은 모두 추첨을 통해 결정되었으나, 가장 중요한 강도 역엔 서장이 직접 지목한 정도만(정재영)이 배정되었다. 그러나 정도만은 일말의 융통성도 발휘할 줄 모르는 백퍼센트 매뉴얼 인간. 그는 정직함의 뚝심으로 도지사의 비리를 추적하다 수사과에서 교통과로 좌천된 인물로, 강도 역할에 최선..
Alter Bridge의 신보 [Blackbird]와 Bonnie Raitt의 1995년도 라이브앨범 [Road Tested]를 구입했다. Alter Bridge의 이번 음반은 1집 [One Day Remains](2004)를 너무나 좋게 들어서, 언제 나오나 한참 기다린 앨범이다. 이들의 두 번째 앨범인 [Blackbird]에서도 Mark Tremonti의 멋진 리프와 솔로, 게다가 Myles Kennedy의 중고음의 목소리, 즉 이제는 어느새 주류 락뮤직에서는 들을 수 없는 그런 스타일의 기타와 보컬이 맞물려 뛰어난 하드락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직 앨범을 한번밖에 듣지 못했으나 전작의 타이틀곡 ‘One Day Remains’를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트랙 ‘Tie That Bind’는 이 앨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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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거꾸로 먹은 듯 아직도 20대의 성량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헤비메탈 보컬리스트 브루스 디킨슨의 1997년도 솔로앨범 [Accident Of Birth]다. 브루스 디킨슨은 아이언 메이든 시절 이미 한 장의 솔로앨범([Tattooed Millionaire])을 발표한 바 있고, 93년 솔로로 독립하면서 두 번째 앨범 [Balls To Picasso]을 내놓았다. 이때 만난 멤버들이 Tribe Of Gypsies의 Roy Z, Eddie Casillas, David Ingram 등인데, 브루스의 이후 앨범들에도 꾸준히 참여하는 거의 밴드형식의 고정멤버들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다 잠시 다른 세션들로 완성한 [Skunkworks]가 96년에 발표되었고, 그의 솔로 커리어로서의 네 번째 앨범인 [Accid..
한밤중 벤치에 앉아 시력에 좋다는 당근을 씹어 먹던 스미스(클라이브 오웬)는 뜬금없이 나타난 임산부와 그를 위협하는 괴한 사이에 휘말려든다. 근데 이게 좀 간단치가 않다. 한 놈을 없애니 어디서 왔는지 나머지 녀석들이 우르르 하고 몰려든다. 거기에 그들의 보스로 보이는 남자 허츠(폴 지아매티)도 가세한다. 여자와 아이를 구하며 불의를 지키려던 스미스는 난데없이 알 수 없는 조직의 표적으로 낙인찍히고, 결국 죽은 산모를 대신해서 아이를 지켜야만 한다. 그에게 남은 것은? 수틀리면 모두 날려버리는 불같은 성격 뿐. 엉성한 얼개로 어색하게 폼 잡느니 차라리 코미디가 낫다. 누군가가 (이하 )을 진지한 액션영화로 기대하고 본다 해도 말릴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그가 이 영화를 코미디로 생각하고 본다면 훨씬 더 ..
우연히 만난다면 분홍빛의 말랑말랑한 코를 한번 만져 봐도 되는지 물어보고 싶은 레미(패튼 오스왈트)는 타고난 후각을 가진 쥐이자 천부적인 요리사다. 그러나 그의 능력은 동료 쥐들이 발견한 음식 쓰레기들에 쥐약이 들어있는지 아닌지 감별하는 데 쓰일 뿐이다. 어느 날 이 조그만 녀석은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파리의 유명 레스토랑 구스토에 숨어들어가 요리사의 꿈을 키운다. 물론 자신을 보고 기겁을 할 사람들에 대비해 링귀니(루 로마노)라는 청년을 앞세운 채. 요리에 소질이 없는 링귀니는 어머니의 유언에 의해 파리의 유명 레스토랑에 청소부로 들어가지만 레미의 도움을 받아 우연히 맛 좋은 스프를 만들게 되고, 죽은 구스토의 뒤를 이어 식당을 물려받으려 했던 수석 주방장 스키너는 여러모로 미심쩍은 그를 못 마..
오랜만에 다시 찾은 피트니스 센터. 예전에도 느낀 거지만 피트니스 센터의 선곡은 대개 기대이하일 때가 많다. 불특정 다수인 회원들의 입맛을 하나하나 맞춘다는 것이 불가능하도 하고, 격한 운동이 주를 이루는 장소답게 주로 비트가 강한 클럽(나이트)용 댄스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간혹 트레이너의 취향에 따라 락이나 힙합이 등장하기는 하나 이는 가뭄에 콩 나듯 드문 경우다. 게다가 볼륨은 왜 그렇게 크게 키워 놓는지. 음악소리가 엄청나게 큰 센터에 다닌다거나, 또는 그 볼륨을 약간만 줄여달라는 조심스런 요청이 30분 내에 은근슬쩍 무시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곳이라면 어렵겠지만, 대개의 경우 본인의 mp3p를 통해 약 한 시간 반 가량의 운동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비트 소리는 엄청나게 강조되었음에도 들을수록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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