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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생긴 대로 당당하게 살아라!’가 어린이 관객들을 위한 ‘슈렉 시리즈’의 기본 모토이긴 해도, 성인 관객들을 혹하게 만든 이 녹색 괴물의 매력을 설교조의 교훈에 묻히게 만드는 건 이 시리즈에 대한 기만이다. 적어도 머리 큰 팬들은 그런 고리타분한 메시지가 아니라, 낡은 것을 패러디하고 기대되는 것의 전복을 꾀하는 ‘슈렉’의 기발함에 더 집중할 테니까. 동화 속의 들러리들을 주인공을 위시한 주요 등장인물로 앉혀놓고 과거의 찬란했던 주인공들을 비웃음의 대상으로 전락시켜버리는 그 발상의 전환. 그게 어른들이 이 ‘깜찍한’ 녹색 커플의 모험에 열광하는 이유다. 그러나 뭐든지 두어 번 뒤집고 나면 결국 눈앞에 있는 건 제자리로 돌아온 원본이다. 아니면 더 이상 뒤집을 구석이 남아 있지 ..
과거 한때 여러 게임에 심취한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오로지 위닝 일레븐 시리즈만 즐기는 주인장이다. 이 시리즈가 언제나 비교되는 피파 시리즈에 비해 그래픽이 부족한 것은 분명하지만 위닝의 뛰어난 게임성은 즐겨본 이들만이 느낄 수 있다. 진정한 게임의 재미는 역시 친구들과 플스방에서 즐기는 대인전에서 느낄 수 있으나, PES라는 이름으로 PC판이 발매된 이후론 마스터리그를 중심으로 혼자서도 즐겁게 놀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 PES의 최신작인 PES 2008의 데모가 발표되었고, 정식발매를 코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번 작은 전작들보다 그래픽이 많이 발전해서 좀 더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한다는 것. 기존 작들의 경우 너무나 겸손한 사양까지 지원을 해주는 바람에 참 고맙게 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
얼마 전(사실은 꽤 오래 전) Layne Staley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 즉 Jerry Cantrell, Sean Kinney, Mike Inez가 모여 Alice In Chains 시절의 노래들로 투어를 돈다는 얘기를 접했다. 찬란했던 밴드의 역사를 되새김질 한다는 것은 분명 팬으로서 설레는 일이겠으나, 레인의 목소리를 대신할 자가 과연 있을까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진정한 AIC는 말 그대로 추억의 밴드가 되어 버렸다. 앞서 포스팅한 Bon Jovi의 Cross Road 비디오와 함께 찾아낸 몇 개의 비디오중 하나, 바로 AIC의 비디오다. 제목은 [Live Facelift Home Video]로 그들의 첫 번째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We Die Young', ‘Man In The Box'의 ..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정이 없는 인간과 만난다는 것은 그자체로 은근한 공포다. 굳이 싸이코패스같은 용어를 들먹이지 않아도 일상에서 감정 없는 사람들을 겪는다는 것이 얼마나 당혹스러울 지는 쉽게 상상이 간다. 인간의 특권과도 같은 감정을 우리의 몸에서 제거해 버리면, 남는 것은 기계와도 같은 차가운 두뇌뿐이다. 그것은 응당 사람에게서 풍겨 나와야 할 사람의 냄새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예상되는 것의 부재는 사람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그것은 간혹 공포가 된다. 일본 소설(貴志祐介의 )을 원작으로 한 신태라의 은 그 공포의 극단을 보여주려 한다. 정념이 없는 것을 넘어 타인의 신체(자신의 신체도)를 마구 훼손하는 싸이코패스는, 영화에선 전준오(황정민)에 의해 일말의 동정의 여지가 ..
1977년생의 Gavin DeGraw는 아티스트로서는 조금 늦은 나이인 2001년에 인디씬을 통해 첫 앨범([Gavin Live])을 발표했다. 메이저 레이블에서 정식 데뷔앨범을 내놓기 전까지 그는 뉴욕에서 자라나 맨해튼의 소규모 클럽들에서 주로 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재밌는 것은 개빈 드그로가 동갑인 싱어송라이터 John Mayer와 비슷한 시기에 버클리 음악대학에서 수업을 받았다는 것이다. 음악색은 서로 약간 다르지만 나이도 같고 재능있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두 사람이고, 그래서 가끔은 비교도 된다. 존 메이어가 기타를 기반으로 노래를 만들고 연주를 해나간다면, 개빈 드그로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노래를 부른다. 존 메이어의 목소리는 담백한 멜로디를 차분하게 훑는 반면, 개빈 드그로의 ..
떨어져 사는 누나네 가족과 통화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웹캠을 구입했다. 한창 재롱 필 나이의 손자를 보고 싶은 어머니의 바람도 있었고, 외국에 있는 누나도 어머니 모습을 많이 그리워해서 할인마트에서 금방 구입해왔다. 미리 인터넷에서 제품들을 알아보지 않고 산거라 진열되어 있는 제품 중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었는데, 좋은 제품들을 몇 번 경험한 바 있는 로지텍을 염두에 두긴 했으나 색상이 좀 맘에 들지 않아 결국 LG Viewing 360을 선택했다. 사실 웹캠을 처음 사용하는 거라 어떤 부분을 신경 써서 사야 하는지 전혀 몰랐고 그래서 평소 선호하는 색상인 블랙 제품을 고른다는 게 이 제품이다. 박스에 적혀있는 간단한 사양은 화소 : 130만화소(1.3M pixels) 최대해상도 : 1280 x 960 비..
얼마 전 집안 청소를 하다 잊고 지냈던 비디오테잎 몇 개를 찾았다. 아직 VHS 플레이어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헤드가 망가진 지 오래됐고 지금은 DVD 플레이어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한 기기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오래 쓴 물건에 대한 부질없는 애착 때문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찾아낸 테잎 중에는 음악 관련 영상들이 좀 있었다. 그중 하나가 지금 소개할 Bon Jovi의 『Cross Road』, 뮤직비디오 모음집이다. 시간의 앞뒤가 헷갈리긴 하지만 지금 기억으로는 아마 이것이 최초로 구입했던 음악영상 관련 테잎이 아닌가 한다(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메탈리카의 『One』이 확실). 본 조비는 당시 가요와 팝을 주로 듣던 내가 Rock의 매력에 빠져들기까..
『본 얼티메이텀』이 폴 그린그래스의 『본 슈프리머시』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말은 비단 그의 연출 스타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본 얼티메이텀』은 정확히 전작의 마지막(더 정확히는 엔딩의 전 장면)에서 출발한다. 전편들을 보지 않았더라도 이 영화의 매력을 느끼는 데에 큰 지장은 없지만, 적어도 『본 슈프리머시』정도는 한번 쯤 확인하고 본 영화를 보는 것이 보는 이의 만족감을 배가시킬 것이다. 게다가 제작진은 『본 얼티메이텀』의 중간에 『본 슈프리머시』의 엔딩을 삽입하는 영리함을 보여 주기도 하며, 이것이 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이 대목에서 작은 탄성을 지른 것은 과연 나뿐일까? 시리즈 전편이 일정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속편들이 첫작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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