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샤말란의 영화 속 반전에 대한 강박은 이제 관객의 몫이 되어버렸다. 감독은 이미 영화의 내용을 통째로 뒤흔들 반전 따위,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서 꺼내버렸는지 모른다. 은 샤말란이 오랜만에 호되게 뒤통수를 가격해주리라 기대한 관객들에게 기대 이하의 결과물임이 분명하다. 이 영화는 충격적인 반전 같은 것은 품고 있지 않으니까. 다만 언제나 그렇듯 에도 초현실적인 현상에 대한 감독의 관심사가 표면화되어 있고, 별다른 공포장치 없이도 관객을 숨죽이게 만드는 그의 탁월한 연출력이 살아있다. 샤말란의 영화를 반전의 유무(혹은 그 강도)로만 평가하는 것은 결국 충족되지 않은 기대감에 실망만 느낄 관객의 손해로 고스란히 돌아올 뿐이다. 환경재앙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도 읽힐 수..
40기가짜리 노트북 하드가 조금은 버겁게 느껴져 외장하드 구입. 사실 그렇게 필요에 의한 것은 아니었으나 쌓아둔 마일리지를 이용했기에 불필요한 지출은 없었다. 두고두고 잘 사용하면 되겠지. 120기가 용량의 LG Xpress XD1 외장하드. 색상은 레드 와인. 박스는 특별할 게 없다. 본 제품은 블랙 펄과 레드 와인 두 가지 색상이 있다. 구성품으로는 외장하드와 인스톨 CD, 그리고 파우치와 인쇄된 매뉴얼이 있고, 전원보조 케이블, Y자 케이블을 포함한 세가지 USB 케이블이 포함되어 있다. 케이스에 내장된 하드디스크는 Hitachi HTS543212L9A300 SATA 120G. 휴대폰과 비교했을 때의 크기. 2.5인치 제품을 처음 써보는 거라 감이 안 왔는데 생각보다 작다. 지갑 정도의 크기. 무게..
좁아터진 아파트 속 다섯 젊은이. 스물 한 살의 대학생 스기모토 요스케는 선배의 여자를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특별한 일이 없는 23세의 청춘, 오코우치 고토미는 어느새 TV속 스타가 되어버린 남자친구를 하릴없이 기다리는 것이 일과다. 그보다 한 살 많은 소우마 미라이는 청춘의 비밀을 술잔 속에서 발견하려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년을 집안에 끌어들인다. 그 미지의 소년은 알고 보니 밤마다 몸을 파는 나름 장사꾼. 영화사에 근무하는 스물 여덟의 남자 이하라 나오키는 애초에 애인과 시작한 이 동거생활이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청춘이란 한 단계 성숙해졌다고 믿고 싶을 때마다 결국 제자리라는 것을 깨닫는 시기가 아닐까. 나중에야 그때를 추억하면서 얼마간의 골치 아픈 순간들을 ..
당신에겐 딸이 있다. 비록 이혼 후 돈 많은 남자와 재혼한 전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지만. 벌써 다 큰 처녀처럼 보여도 당신에겐 여전히 어려 보이는 이 딸 녀석이 한 눈에 봐도 놀기 좋아하는 친구를 대동하고 유럽엘 놀러 간단다.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그 유럽엘! 그래도 마음 넓은 아버지인 당신은 도착 즉시 전화한다는 조건하에 딸의 여행을 허락한다. 그러나 아뿔싸, 이 위험하고도 위험한 유럽은 당신의 딸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악랄한 인신매매 집단에 의해 납치당한 당신의 딸. 당신이라면 어쩌겠는가? 여기에 당신이 과거 각종 생존기술과 살인에 능한 특수집단에 속해 있었다면? 당신은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들은 이미 ‘지옥행 특급열차’를 타버렸다고! 온화한 표정의 리암 니슨은 가까이 할 수 없는 ..
이 아니메 오타쿠 형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는 결국 레이싱에 있어서 따라올 자가 없는 한 소년의 고군분투 승리담, 또는 레이싱 트랙만큼 짧고 강렬한 성장기였다. 의도했든 안 했든 수많은 철학적 담론들을 배출해 낸 1편을 부담스럽게 감싸느라 속이 울렁거렸던(그러나 어쨌든 호감은 여전한) 전작 트릴로지에 비해 가 담백하고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감독(들)의 진심이 관객(적어도 나 같은)에게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의 지나치리만치 단순한 이야기구조와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감독의 경건한(!) 태도가 표출된 화려한 미장센은, 철학적 배경을 빌려 펼쳐놓았던 영웅담에 비해 몸무게가 훨씬 가볍다. 원작과의 관계를 멀리 놓고 보더라도, 두 워쇼스키의 의도는 아니메의 완전한 실사화라기 보다 두 장르..
톨스토이가 민간설화, 종교전설, 구전된 이야기 등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만든 도덕적, 종교적인 우화들을 모아놓은 것이 이 책 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톨스토이의 짧은 작품들은 모두 교훈을 전달하려는 목적이 뚜렷하고, 그 교훈 또한 매우 종교적이며 비세속적인 경우가 많다. 이라는 작품엔 거의 무정부 상태와도 같은 바보 이반의 나라가 등장하는데, 이곳은 군대를 이용한 전쟁도 일어날 수가 없고 상인들이 자본을 무기로 백성을 착취할 수도 없는 매우 비현실적인 곳이다. 이 국가에서 유일하게 칭송되는 것은 노동으로, 왕인 이반조차 정치는 뒷전이고 땅을 일구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다. 손에 흙이 묻지 않는 것은 진정한 노동이 아니며, 머리로 세상을 좌지우지하려는 사람들은 이 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반의 나라의 중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