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내가 감상하고 있는 영화가 나에게 건네주는 끈들을 영원히 부여잡고 싶을 때가 있다. 이것은 영화를 본다는 행위가 스크린에 펼쳐지는 영화와 나 자신간의 일대 일의 대화이며, 내가 스스로 그 대화를 끝내고 싶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영화라는 대상과 관객이라는 주체, 혹은 그 반대의 경계가 사라지는 ‘몰아(沒我)’의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쨌든 나는 그런 경험을 안겨주는 영화들에 있어서 그 끝을 만나고 싶지 않지만, 영화는 때가 되면 어김없이 엔딩 크레딧을 보여줘야 한다. 이 아쉬움이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도 있다.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고,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그 한 순간이 더 소중하고 아름답게 여겨지는 것이니까. 하지만 어차피 영화는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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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다가도 종종 돌아가고 싶은, 마치 고향 같은 밴드들이 있다. 내겐 그중 하나가 Mr. Big이다. 특히 91년에 발표된 [Lean Into It]의 Green-Tinted Sixties Mind는 기분 좋은 들뜸을 안겨주는 곡이다. 우울할 때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편으론 안정되면서도 묘하게도 조금은 들뜨게 된다. 아마도 이 음악을 처음 듣던 시절에 대한 향수와 그때의 내 모습 자체를 그리워하는 마음간의 상호작용이랄까. 하지만 어떤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더라도 이 곡은 정말 멋진 노래다. 어쨌든 Mr. Big의 Green-Tinted Sixties Mind를 카피해봤다. 라이트핸드를 이용한 프레이즈는 가끔 연습해보긴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를 카피해보기는 처음인데 생각보..
Native Instruments사의 Guitar Rig 3로 사운드 샘플 2가지를 녹음해봤다. Guitar Combos로도 좋지만 Guitar Rig 3는 그보다 다양한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한번쯤 사용해보고 싶었던 시뮬레이터다. 역시 예제는 Guitar Combos 샘플과 마찬가지로 에서 발췌. 현재 연주 가능한 레퍼토리가 없어서 짧으나마 완결성 있는 리프들을 고르느라 이 교재를 다시 들춰봤다. 녹음한 이후에나 안 사실이지만, 결국 그다지 차별성이 없는 사운드를 두 개나 레코딩한 셈이 됐다. 레코딩에 사용한 장비는 Cort-G290, Audio Kontrol 1, Cubase LE, Guitar Rig 3 Ex-18 이 예제는 모던한 느낌으로 시작해서 메탈리카풍으로 끝나는 괴이한 리..
Cubase LE는 Native Instruments사의 Audio Kontrol 1(AK1)이나 Tascam사의 US-114, US-122L 등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구입하면 함께 제공되는 Steinberg사의 미디, 오디오 시퀀서다. 상위버전으로 Cubase SX 시리즈가 있지만, 간단한 녹음과 편집에만 사용할 경우 Cubase LE로도 큰 불편함은 없다. Cubase에서는 VSTi(VST)라는 플러그인을 사용할 수 있다(비슷한 툴인 Sonar는 DXi라는 포맷의 플러그인을 사용한다). 여기서는 AK1의 번들 소프트웨어인 Guitar Combos를 예로 들어 Cubase LE에서 VSTi를 불러오는 방법을 설명해 보고자 한다. SX 시리즈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단 두 프로그램의 설치를 ..
역시 화두는 이야기와 테크놀로지다. 때론 취향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부실한 이야기와 뛰어난 비주얼의 기묘한 비례관계를 너그러이 인정하는 관객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에 놀라곤 한다. 2시간 안팎의 러닝타임 내내 스크린 자체의 반짝임에 몰두할 것인지, 아니면 스크린에 펼쳐지는 문학적 서술에 주목할 것인지는 어차피 관객 개개인의 몫이겠지만, 이 둘이 보기 좋게 결합하기를 바라는 관객들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사실엔 여전히 의문이다. 영화를 철저히 상업적 측면에서 바라보더라도, 내게는 그것이 이 정도면 만족한다는 ‘긍정의 태도’로 여겨지기에 앞서, 보다 나은 상품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포기하는 행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유독 최근의 영화들 중에서 어느 한 요소, 특히 영화의 비주얼이나 테크놀로지에 집착하는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