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 사는 누나네 가족과 통화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웹캠을 구입했다. 한창 재롱 필 나이의 손자를 보고 싶은 어머니의 바람도 있었고, 외국에 있는 누나도 어머니 모습을 많이 그리워해서 할인마트에서 금방 구입해왔다. 미리 인터넷에서 제품들을 알아보지 않고 산거라 진열되어 있는 제품 중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었는데, 좋은 제품들을 몇 번 경험한 바 있는 로지텍을 염두에 두긴 했으나 색상이 좀 맘에 들지 않아 결국 LG Viewing 360을 선택했다. 사실 웹캠을 처음 사용하는 거라 어떤 부분을 신경 써서 사야 하는지 전혀 몰랐고 그래서 평소 선호하는 색상인 블랙 제품을 고른다는 게 이 제품이다. 박스에 적혀있는 간단한 사양은 화소 : 130만화소(1.3M pixels) 최대해상도 : 1280 x 960 비..
얼마 전 집안 청소를 하다 잊고 지냈던 비디오테잎 몇 개를 찾았다. 아직 VHS 플레이어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헤드가 망가진 지 오래됐고 지금은 DVD 플레이어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한 기기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오래 쓴 물건에 대한 부질없는 애착 때문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찾아낸 테잎 중에는 음악 관련 영상들이 좀 있었다. 그중 하나가 지금 소개할 Bon Jovi의 『Cross Road』, 뮤직비디오 모음집이다. 시간의 앞뒤가 헷갈리긴 하지만 지금 기억으로는 아마 이것이 최초로 구입했던 음악영상 관련 테잎이 아닌가 한다(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메탈리카의 『One』이 확실). 본 조비는 당시 가요와 팝을 주로 듣던 내가 Rock의 매력에 빠져들기까..
『본 얼티메이텀』이 폴 그린그래스의 『본 슈프리머시』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말은 비단 그의 연출 스타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본 얼티메이텀』은 정확히 전작의 마지막(더 정확히는 엔딩의 전 장면)에서 출발한다. 전편들을 보지 않았더라도 이 영화의 매력을 느끼는 데에 큰 지장은 없지만, 적어도 『본 슈프리머시』정도는 한번 쯤 확인하고 본 영화를 보는 것이 보는 이의 만족감을 배가시킬 것이다. 게다가 제작진은 『본 얼티메이텀』의 중간에 『본 슈프리머시』의 엔딩을 삽입하는 영리함을 보여 주기도 하며, 이것이 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이 대목에서 작은 탄성을 지른 것은 과연 나뿐일까? 시리즈 전편이 일정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속편들이 첫작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경우..
『본 슈프리머시』가 『본 아이덴티티』와 다르게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전편에 비해 비약적으로 강조된 액션의 강도 때문일 것이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카메라는 등장인물들의 긴장감과 불안함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며, 액션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관객을 도와주는 촉매역할을 한다. 현란한 카메라웍과 편집은 액션의 속도와 물리적 현상에 왜곡을 가한다. 그 덕에 제이슨 본이 펼치는 액션은 엄청난 완력의 맞부딪침으로 승화되었다. 마치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힘들의 대결. 내 눈엔 이것을 현실적이라 말하는 이가 오히려 이상해 보인다. 『본 슈프리머시』의 액션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고, 그래서 더 빠져들 수밖에 없다. 영화는 조용히 살고 싶었던 제이슨 본을 다시 음모의 바다로 끌어들이기 위해 연인의 죽음과..
진지하고 고뇌하는 스파이의 개과천선 이야기 『본 아이덴티티』는 표면상으론 국가의 이익에 매몰된 개인의 정체성을 찾는 주인공을 묘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깨닫지 못한 수퍼히어로의 자각을 다룬 영화 같기도 하다. 주인공 제이슨 본(맷 데이먼)은 망각의 어둠속을 헤매면서도 이미 몸으로 체득해버린 놀라운 능력들을 자신도 모르는 새에 하나 둘 꺼내놓는다. 영화 초반 제이슨 본이 스위스에 도착한 후 공원에서 순찰중인 경찰들을 만났을 때, 비로소 그의 첫 번째 능력이 발휘되는데, 그는 곧 1대 다수의 격투에도 능하고 다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매사에 주도면밀한 것으로 밝혀진다. 영화가 그 모든 것을 조금씩 보여주는 방식은 마치 빨간 복장 이전의 피터 파커가 스스로의 능력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과 비..
기관총 소리와 폭발음, 그리고 헬리콥터 소리가 한차례 지나가면, 허무한 기타 아르페지오가 시작된다. 단순하면서도 무거운 분위기를 함축하는 클린톤의 아르페지오가 고통 받는 병사의 독백과 만나는 전반부. 그리고 마침내 고통의 한계를 넘어선 절규가 6연음의 베이스 드러밍, 헤비리프와 만나는 후반부에 이르면 듣는 이의 감정도 최고조에 이른다. 가사의 내용을 생각해보면 역설적이지만, 어쨌든 헤비메탈의 이 놀라운 쾌감! 『...And Justice For All』(1988)의 대표곡인 “One"이 1992년의 샌디에이고(Sports Arena) 라이브 버전으로 실린 이 싱글은 메탈리카의 한정판 박스세트 『Live Shit: Binge & Purge』(1993)에서 발췌된 곡들로 채워져 있다. 수록곡은 모두 네 곡으..